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멕시코, 캐나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선언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닛케이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트럼프 관세로 인해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받게 될 영향을 계산하고 있다. 핵심은 각 회사들의 미국 외 생산기지에 대한 의존도와 수익률 범위에 따라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라 증권의 자동차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아닌디아 다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는 국가 안보 위험을 암시하며 그러한 위협이 감지될 경우 수입 통제 무역법을 발동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아주 일찍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스의 보고서에서 공개된 집계에 따르면, 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중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추가 관세는 2025 회계연도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는 일본 마쓰다자동차의 수익은 44%까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관세와 상관없이 이미 미국 시장에서 영업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닛산은 멕시코 수입 영향력으로 인해 최대 10억 달러의 추가 관세가 붙을 것으로 집계됐다. 닛산은 매년 약 30만 대의 완성차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멕시코와 캐나다 비중이 적지 않은 혼다와 토요타는 2025년 회계연도에 각각 영업이익의 28%와 17%에 해당하는 관세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를 전략적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일본 자동차 회사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멕시코 생산 점유율로 인해 영업이익의 8%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에서 직접 생산·수출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또한 피해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SK증권 윤혁진 애널리스트는 11월 보고서에서 “최악의 경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7%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현대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2023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인 만큼 관세 관련 기업 자문업체 EY재팬의 오히라 요이치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공급망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하에서 기업들이 미국 수출을 위해 중국에서 멕시코로 생산을 이전했을 수 있지만, 사용하는 부품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면 해당 품목은 실질적으로 중국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년간 미국서 판매되는 500개 이상의 자동차 모델에 대한 제조처와 주요 부품 원산지를 추적·조사해 왔던 워싱턴 아메리칸 대학교 부교수 프랭크 뒤부아이는 “현재 미국 완성차에는 예전보다 더 많은 중국 또는 멕시코산 부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도로에 한국산 자동차가 늘어나고, 일본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트럼프의 관세 계획은 자동차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으며 자동차를 더 비싸게 만드는 한편 소비자들은 이로 인해 자동차 소비를 멈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