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노동자들의 파업 장기화와 손실 확대로 전체 인력의 약 10%인 1만7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각)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임원과 관리자 및 직원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약 10%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잉의 2023년 말 현재 직원 수는 17만1000명 규모다.
보잉은 또한 파업이 5주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3분기에 주당 9.97달러의 손실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분기 영업 현금 유출액이 13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보잉은 오는 23일에 3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잉은 노조와의 협상 정상화를 위해 3분기 실적 수치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임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한 상태라고 밝혔다. 보잉의 시애틀 지역 주요 생산 시설에서 약 3만3000명의 직원이 한 달째 파업을 벌이면서 현재 생산이 중단되고 있다.
노사의 최근 협상이 이번 주 초에 결렬된 가운데 협상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트버그 CEO는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현재 환경을 헤쳐 나가고 회사를 복원하려면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조적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회사의 손실이 커지고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이미 다양한 비용 절감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보잉은 일부 직원의 무급휴직을 단행했고, 채용 동결과 출장 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
보잉은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작업 중단과 비행 테스트 중단을 이유로 777X 광폭 동체 항공기 인도가 2026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보잉은 비행기 엔진과 날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에 균열이 생겨 테스트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잉 주가는 올해 들어 42% 하락했다.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3% 급등했으나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2% 가까이 내렸다.
보잉의 경영진은 당초 올해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파업 장기화 등으로 회사가 현금을 소진하는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은 보잉의 신용 등급이 투자 등급 이하로 떨어질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는 이번 주 초 9월13일부터 시작된 파업으로 보잉이 한 달에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