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중국, 생성형 AI 특허 미국 압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챗GPT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중국이 특허 출원 건수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4일(현지 시각)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중국에서 출원된 생성형 AI 관련 특허는 3만8000건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출원된 특허 건수(6276건)의 6배를 넘는 수치다. 한국(4155건), 일본(3409건), 인도(1350건) 등 다른 국가들과의 격차는 더욱 크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최근 챗GPT의 등장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등 자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특허 출원을 늘려왔다.

중국 정부는 AI 기술 발전을 국가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AI 칩 개발, 생성형 AI 표준 강화, 국가 컴퓨팅 능력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3개년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AI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 및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방대한 데이터와 다양한 산업 분야가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분석한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생성되는 막대한 데이터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자원이며, 제조업·금융·의료·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챗GPT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두의 '어니봇', 알리바바의 '퉁이첸원' 등 중국 기업들의 생성형 AI 모델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 적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WIPO 보고서는 생성형 AI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허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미지 및 비디오 데이터 관련 특허가 가장 활발하게 출원되고 있으며, 텍스트·음성·음악 관련 특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또한 생성형 AI 기술의 윤리적 문제, 지식재산권 보호, 국제 협력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협력해 건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