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6일(현지시각)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워싱턴DC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핵심 임무는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트럼프가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있어서는 안되는 많은 장소에 주둔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주한미군 주둔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이 단순히 한국이 약 2만8500명의 미군 주둔 비용을 더 지불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협상 전술일 뿐이며, 실제로 트럼프는 당선이 된다고 해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계획이 없다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R. 맥매스터 미국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미국인은 주한 미군이 가장 효과적으로 미국과 세계의 안보를 지키는 방법이란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터뷰에서 "동북아에 유사시 미군을 재배치하려면 막대한 초기 희생을 감수하는 입장료를 치러야 한다"며 "한국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며 방위 태세를 갖추는 게 더 합리적이고 저렴한 방식이라고 미국에 강조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콜비는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과도 싸울 군사적 여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한반도에서 유사시에 미국이 대규모 병력 증원을 하는 현재의 한·미 작전계획을 수정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주한미군이 주로 한국의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만큼 한국이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 데 공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도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자기방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미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이 가능한 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대신 그는 한국이 자기방어를 할 경우 다른 지역 분쟁에 참여하라고 요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만약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우리가 한국에게 대만 방어에 참여하라고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한다면 그때는 미국이 지원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미가 북핵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는 대안을 훨씬 선호하지만,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콜비의 주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콜비는 본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그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지 않으며 캠프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며 자신의 주장이 트럼프 캠프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