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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비 협상카드? 트럼프 캠프 잇단 미군철수론 속내는

대선에서 지지층을 확대하려는 계산으로 보여, 실현 가능성은 낮아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5-08 13:58

지난해 3월 비무장지대 인근 군사 훈련장에서 미군 병사들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프리덤 쉴드'의 일환으로 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3월 비무장지대 인근 군사 훈련장에서 미군 병사들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프리덤 쉴드'의 일환으로 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는 대통령 재직 시절에도 한국에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내도록 계속 압력을 가했고, 이는 동맹국인 한국에 큰 부담과 실망을 준 바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재임 시절 열린 11차 방위비특별협정(SMA) 회담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주한미군 병력 주둔에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표면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CNN, 미국의 소리 등 현지 매체들이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 주장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병사의 수조차 잘못 알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재임 시절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내기로 동의했다”며 “지금 내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거의 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한국은 현재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40~50%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미국인도 극소수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은 한국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런 발언을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미국 우선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서민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운다. 그는 부채가 많은 미국이 세금을 올리기보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같은 부분을 아껴서 세금을 줄이고 그 몫을 유권자에게 돌리겠다는 이미지를 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런 전략을 대만과 일본, 나토(NATO)와 EU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또한, 트럼프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철수론을 제기했을 수도 있다. 주한미군 철수론은 미국 내에서 보수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슈 중 하나다.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해 가는 단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미국이 감당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미국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론을 제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주한미군은 단순히 북한군 저지 외에 중국의 동북아 진출도 막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미국 주요 안보전문가들도 거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이슈다.
따라서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론은 현실성이 부족한 주장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선 승리를 위해 주둔 비용 축소를 자신의 치적(治績)으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만약 트럼프의 당선이 점차 가시권으로 들어가고 이 문제가 쟁점화될 경우, 한국 사회 내부에서는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안보전문가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체 핵무장론은 한국 사회를 안보 이슈로 몰아가고, 자칫 한반도 리스크를 높일 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대한 위반 논란도 야기될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 제10조 1항에 따르면, 조약 당사국은 비상사태가 자국 최고 이익을 위태롭게 할 경우, 탈퇴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탈퇴 시에도 국제사회와의 신뢰 손상, 원전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 수입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경제 활력 회복 등 당면한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우리 사회가 안보 이슈 논란으로 갈 경우, 국익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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