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스페이스X·트레이더조 “NLRB 반헌법적” 비난하며 소송 제기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
미 재계가 미 연방 노동당국을 상대로 공동대응에 나섰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의 노사관계를 감독하는 연방 주무 부처인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근로자들에 유리한 판결을 근년에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을 ‘반헌법적 처사’라고 규정하며 집단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와 트레이더조가 시작한 소송전에 아마존도 가세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미국 굴지의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조가 앞서 NLRB를 대상으로 벌이기 시작한 소송에 아마존이 가세한 것으로, 아마존까지 NLRB를 대상으로 한 소송전에 나서면서 미 재계와 NLRB 사이에 전에 없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의 핵심은 NLRB가 최근 몇 년간 잇따라 내린 처분들이 배심 재판을 통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도록 미국 헌법에 보장된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은채 반기업적 성향의 NLRB 이사진이 독단적으로 기업들에 불리한 결정을 내려온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이밖에 NLRB로부터 노조 탄압 의혹을 받아온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를 비롯해 여러 기업들이 이들의 소송전에 가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미 재계와 NLRB 간 싸움은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NLRB와 악연 있는 대기업들
NLRB를 겨냥해 공동전선 구축에 나선 이들 기업의 대부분 노동조합과 관련한 분쟁으로 NLRB와 악연이 있는 대기업들이다.
아마존의 경우 NLRB를 상대로 낸 소장에서 “지난 2022년 뉴욕 물류사업장 직원들이 노조설립 찬반투표를 추진한 것과 관련해 아마존 사측이 노조 추진 관계자들에게 보복조치를 불법적으로 내렸다는 NLRB의 판단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NLRB가 자의적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물류사업장에서 있던 노조 결성 찬반투표에서도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아 노조 결성이 무산된 일과 관련해 NLRB가 아마존 사측이 이 투표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투표를 명령한 것을 두고도 아마존은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해온 스페이스X의 경우도 일부 근로자들이 머스크의 회사 운영 방식 등에 대해 비판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스페이스X 경영진에 지난 2022년 보낸 것과 관련해 불법 해고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발표한 것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트레이더조의 경우 역시 NLRB가 지난해 12월 내린 결정에서 트레이더조의 맷사추세츠주 해들리 소재 매장의 노조 결성을 추진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불이익을 준 것은 노동관계법 위반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