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미국 도둑의 최애 자동차는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

최근 미국 전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만든 차를 절도하는 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사회의 차량 절도 문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스쿱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예컨대 미국 중북부 미네소타주의 주도 세인트폴에서만 올들어 기아차 차량 절도 사건이 지난해 대비 1300%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폴 경찰에 따르면 도난당한 현대차 차량도 크게 늘어 지난해보다 584%나 증가했다.
이밖에 동북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동부 테네시주 멤피스, 동북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와 콜럼버스 등 거의 미국 전역에 걸쳐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의 도난 사건이 눈에 띄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에서 운행되는 차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절도건수가 가장 많다는 뜻은 아니다. 뉴욕포스트가 최근 취재한 결과 전체적으로 미국 사회에서 차량 절도사건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전체에서 가장 흔히 도둑 맞는 차는 픽업트럭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차량 절도사건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경색 속에 신차는 물론 자동차 가격도 치솟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 연방 보험범죄국(NICB)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올들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승용차량 절도사건은 78만2307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글라웨이 NICB 국장은 “중고차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결과”라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과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지난 2년간 중고차 가격은 거의 35%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글라웨이 국장은 “훔친 차는 해외로 보내져 팔리거나 미국 내에서 해체돼 부품을 재활용되는 방식으로 주로 처리된다”고 밝혔다.




NICB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절도되는 차량은 GM이 생산하는 대형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곳서는 올들어 도난 당했다고 신고된 쉐보레 실버라도는 총 4만8206대로 특히 2004년식이 가장 많이 도난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쉐보레 실버라도는 포드자동차의 F시리즈 픽업트럭과 함께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쉐보레 실버라도 다음으로 많이 도난 당한 차는 F시리즈 픽업트럽으로 도난건수는 4만7999건이었고 2006년식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었다

이는 국토가 워낙 광활한데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픽업트럭의 판매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미국 사회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이밖에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SUV로 유명한 혼다 CR-V와 지프 그랜드 체로키도 도난신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NICB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 당한 차 순위는 이렇다. 괄호안은 절도가 주로 이뤄진 모델이다.

1. 쉐보레 실버라도: 4만8206대(2004년형)

2. 포드 F시리즈: 4만7999대(2006년형)

3. 혼다 시빅: 3만1673대(2000년형)

4. 혼다 어코드: 3만274대(1997년형)

5. 도요타 캠리: 1만7270대(2007년형)

6. GMC 픽업트럭: 1만5599대(2005년형)

7. 닛산 알티마: 1만4108대(2020년형)

8. 혼다 CR-V: 1만3308대(2000년형)

9. 지프 그랜드 체로키: 1만3210대(2018년형)

10. 도요타 코롤라: 1만2927대(2020년형)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