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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울릉군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군민 위에 군림하는 행정

커지는 주민 불만에도 반복되는 불통과 책임 회피
“울릉군수와 공직사회, 군민 앞에 분명히 답해야”
조성출 글로벌이코노믹 영남본부장.
조성출 글로벌이코노믹 영남본부장.
울릉군의 주인은 공무원이 아니다. 군수도, 간부 공무원도, 특정 부서도 아니다. 울릉군의 진정한 주인은 이 섬을 지키며 살아온 군민이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지방자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런데 지금 울릉군민들 사이에서는 “군민이 주인이 아니라 공무원이 주인인 것 같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어렵게 제기한 민원은 형식적인 답변 속에 묻히며, 군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기관의 문턱은 여전히 높고, 군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공직사회가 오히려 군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박탈감마저 커지고 있다.

군민이 질문하면 성실하게 답하고, 불편을 호소하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책무다. 그러나 주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귀찮은 민원으로 여기거나, 책임을 다른 부서에 떠넘기고, 규정과 절차만 앞세우며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행정이라고 부를 수 없다. 무사안일과 책임 회피는 공직자의 권리가 아니다. 군민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 군민을 무시한다면 이는 행정의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다.

특히 울릉군처럼 지역공동체가 좁고 행정의 영향력이 큰 곳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더욱 중요하다. 누구와 친분이 있는지, 어느 편에 서 있는지에 따라 민원의 처리 속도나 행정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특정인을 위한 행정, 힘 있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는 행정,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밀실행정이 존재한다는 불신이 생겼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울릉군은 이러한 의혹을 침묵이나 변명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분명한 근거를 통해 군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
공무원의 자리는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군민을 섬기는 자리다.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행정 권한은 공무원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군민이 맡긴 것이며, 그 권한은 오직 공익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주민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불리한 질문에는 입을 닫으며, 잘못이 드러나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조직이라면 더 이상 군민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다.

군민의 불만이 이처럼 커질 때까지 울릉군 행정은 무엇을 했는가. 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민원을 점검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를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는가. 아니면 그저 시간이 지나 군민의 분노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린 것은 아닌가.

책임의 정점에는 군정 전반을 지휘하고 감독해야 할 군수가 있다. 각 부서에서 발생하는 무책임과 불통을 단순히 일부 공무원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 조직을 관리하고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며 군민 중심의 행정을 구현해야 할 최종 책임은 군수에게 있기 때문이다. 간부 공무원들 역시 부하 직원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행정이 반복됐다면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부터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담당 공무원도 “규정대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규정은 군민을 외면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주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적극행정이다.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일 뿐이다. 군민에게 불편과 피해가 발생했다면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쳤는지 분명히 공개하고, 잘못이 확인되면 사과와 시정,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이제 울릉군은 군민의 인내심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 “소통하겠다”, “군민을 섬기겠다”는 말뿐인 구호로는 무너진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 형식적인 간담회와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도 답이 아니다. 민원 처리 과정과 예산 집행 내역, 주요 사업의 의사결정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민이 행정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부당하거나 불친절한 행정에 대해서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결과와 후속 조치도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인정해야 한다.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 군민에게 피해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책임자를 감싸고 조직의 체면만 지키려 한다면 군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행정의 권위는 잘못을 숨기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데서 나온다.

울릉군민은 행정의 방해자가 아니다. 군정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주권자다. 주민의 질문은 공격이 아니며, 비판은 울릉군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정당한 권리다. 이를 불편하게 여기고 군민의 입을 막으려 한다면 그것은 지방자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다.

묻지 않을 수 없다. 울릉군민이 주인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왜 행정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가. 주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누가 무엇을 했으며, 누가 자신의 책임을 외면했는가. 공무원 중심의 폐쇄적인 행정과 무사안일이 반복됐다면 이를 방치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제는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검토하겠다”거나 “문제가 없다”는 식의 상투적인 답변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울릉군수와 책임 있는 공직자들은 군민 앞에 직접 나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을 공개하며,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울릉군의 주인은 군민이다. 이것은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며 모든 행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군민 위에 군림하는 행정, 책임지지 않는 행정, 듣지 않고 설명하지 않는 행정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

군민들은 지금 묻고 있다.

울릉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책임은 군민이 아니라, 군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울릉군수와 모든 공직자에게 있다.


조성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c91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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