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위장이혼·차명사업 일삼는 '꼼수' 체납자들이여 숨을 곳은 없다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이미지 확대보기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강제로 집 문 열고, 캐리어 열자 현금 다발 10억 우수수…."
세금 낼 돈은 없다면서도 가족 명의로 사업을 이어가거나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며 호화 생활을 누려온 고액·악성 체납자들이 끊임없이 생명을 이어가다 맞이하는 결말이다. 납세의무를 어기고 법을 위반하며 성실한 납세자를 비웃는 고액·악성 체납자들은 더위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올리기에 충분하다. 비 온 뒤 잡초처럼 무성하게 돋아나는 이들을 뿌리 뽑기 위해 국세청과 관세청이 손을 맞잡았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지난 23일 재산 은닉 혐의가 있는 고액·악성 체납자를 대상으로 사상 첫 합동수색을 실시했다. 국세와 관세를 동시에 체납하고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호화 생활을 하는 16명이 대상이었다. 체납자의 재산 은닉 실태, 호화 생활 여부, 실거주지 분석 자료와 통관고유부호 등록 주소지 등 핵심 정보를 미리 상호 교환해 정밀 분석을 거쳤다. 10명 내외로 구성된 합동수색반 8개를 편성해 잠복과 탐문 끝에 현장 수색에 돌입했다.

그 결과는 경악스러웠다. 과세당국은 현금과 수표 10억 원 상당과 명품 가방 등 총 13억 원 상당의 은닉 재산을 압류하고 체납자로부터 월 1500만 원의 세금 분납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은닉한 치밀하고 대담한 수법에 국세청과 관세청은 혀를 내둘렀다.

체납자의 캐리어 가방 속에 담긴 5만 원 권 현금과 수표 다발. 사진=국세청이미지 확대보기
체납자의 캐리어 가방 속에 담긴 5만 원 권 현금과 수표 다발. 사진=국세청
전자담배 무역업을 하면서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 수억 원을 체납한 A씨는 부친 명의를 빌려 계속 사업을 해왔다. 합동수색반이 들이닥치자 A씨의 모친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텼다. 2시간의 대치 끝에 경찰 입회하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체납자 측은 안방에서 발견된 여행용 캐리어의 잠금 해제를 끝까지 거부했다. 당국이 이를 강제로 열어보니 현금 다발 5억4000만 원과 수표 다발 4억8000만 원 등 총 10억2000만 원이 쏟아졌다.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수억 원을 체납한 B씨는 최근 5년간 무려 127회나 해외로 출국하며 호화 생활을 누려왔다. 합동수색반은 B씨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확인한 뒤 수색에 착수해 캐리어 가방에 숨겨둔 명품 가방 5점, 명품 팔찌 1점, 시계 8개 등을 압류했다. 또 합계 5억 원 상당의 차용증 15장도 찾아냈다. 이를 대여금 채권으로 압류하고 추심 절차에 들어갔다.

위장 이혼으로 강제징수를 피해온 사례도 적발됐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며 국세와 관세 등 수억 원을 체납한 C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위장 이혼을 통해 강제징수를 회피해온 혐의를 받았다. 그는 본인 주소지가 아니라 이혼한 전 배우자 명의의 58평 대형 아파트에 실거주하고 있었다. 전 배우자는 물을 열어주지 않았다. 당국은 경찰 입회하에 강제로 문을 열어 실내로 들어갔다. 당국은 거실 장식장의 고급 양주 10여 병과 개인 금고에 보관된 현금성 자산 900만 원, 금반지와 명품 벨트 등 총 2600만 원 상당의 자산을 찾아내 모두 압류했다.

이번 성과는 국세청과 관세청이 정보 분석 기법과 현장 수색 노하우를 직접 공유하며 이루어 낸 첫 번째 협업 사례로 평가받는다. 거꾸로 재산과 소득을 숨기고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악성 체납자가 끊이지 않고 그 수법이 점점 대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실한 납세자와 세정 당국을 우롱하기 위해 온갖 잔머리를 굴리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조세 정의와 공정 과세 구현을 위해 각 기관 누리집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신고해 달라는 세정 당국이 얼마나 힘들게 이들과 싸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이들을 뿌리 뽑고 조세 정의를 실현하려면 체납자 은닉 재산과 생활 실태 파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교환과 공동 대응이 효과 있는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세청과 관세청의 공동 대응은 고액·악성 체납자 근절을 위한, 꽤 쓸모 있는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절세미인 박영범 세무사·YB세무건설팅 대표



절세미인 박영범 세무사·YB세무건설팅 대표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