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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억 들인 '청도상상마루', 상상이 지나쳤나... 상업시설을 주민 공간으로 변경

청년몰 중심 입주자 모집 난항에 2~4층 기능 변경
개방형 카페 공용라운지 헬스장 등 주민 공간으로 채워
그나마 주말 공휴일 문닫아...일반 주민 방문 제한적
청도역 인근 청도상상마루 전경. 청도군은 청년몰과 상가로 계획했던 2~4층을 주민 공동이용 공간으로 바꿔 지난 5월 29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cheongdo.daddy이미지 확대보기
청도역 인근 청도상상마루 전경. 청도군은 청년몰과 상가로 계획했던 2~4층을 주민 공동이용 공간으로 바꿔 지난 5월 29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cheongdo.daddy
청도군이 303억원을 들여 지은 상상마루가 청년몰과 상가 중심의 상업시설에서 주민 공동이용 공간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9월 준공했지만 입주자 모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2~4층의 기능을 바꿔 지난 5월 29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원도심 활성화를 내걸고 지은 건물의 운영 방식을 준공 이후 다시 짠 것이다.

상상마루는 낡은 청도공용버스터미널을 교통·상업·문화시설이 결합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추진됐다.
2021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인정사업에 선정됐고 2023년 착공했다.
착공 당시 제시된 총사업비는 210억원이었다.

준공 단계에서는 국비 50억원과 도비 8억원, 군비 245억원 등 303억원으로 늘었다.
총사업비가 2년 사이 93억원, 44.3% 증가했다. 연면적은 9천133㎡다.

청도군이 2024년 9월 작성한 운영계획에는 하루 최대 이용객 573명과 상가 입주율 80%가 제시됐다.
교통 이용객과 상가 방문객, 문화시설 이용자가 한 건물로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입주자 모집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

청년몰과 청년가게를 중심으로 짠 2~4층은 입주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층 추억장터 입주자 모집은 올해 5월 9차까지 이어졌다.
기능 변경 뒤 마련된 공유오피스도 같은 달 두 번째 입주자 모집을 진행했다.

청도군은 청년몰과 상가로 계획했던 2~4층을 주민 공동이용 공간으로 바꿨다.
준공 뒤 내부 공사가 이어지면서 새 건물에 다시 예산을 투입한다는 논란도 일었다.

군은 기존 상상마루 사업비에서 27억원을 감액하고 소통협력공간 조성에 18억원을 투입해 변경 전 계획보다 9억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2~4층 공사도 완성된 시설을 철거한 재공사가 아니라 인테리어가 이뤄지지 않은 공간에 내부 시설과 집기를 설치한 작업이라는 입장이다.

기능 변경에는 청도의 인구 구조도 반영됐다.

지난 5월 기준 주민 4만58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만9천14명으로 47.5%를 차지한다.
청년 상인만으로 여러 층을 채우기 쉽지 않은 구조다.
어린이휴게공간과 헬스장, 문화 프로그램을 넣으면서 이용 대상은 전 연령대로 넓어졌다.

공사를 마친 2층에는 카페 ‘마루온’과 공유오피스 ‘마루01’이 들어섰다.
마루온은 테이블과 소파를 배치한 개방형 카페다.
마루01은 개별 사무실 5개와 공용 라운지를 갖춰 독립된 업무와 이용자 간 교류가 모두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청도상상마루 2층에 마련된 카페 ‘마루온’과 공유오피스 ‘마루01’. 청년몰과 상가로 계획했던 공간을 휴식과 업무 공간으로 바꿨다. 사진=청도혁신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청도상상마루 2층에 마련된 카페 ‘마루온’과 공유오피스 ‘마루01’. 청년몰과 상가로 계획했던 공간을 휴식과 업무 공간으로 바꿨다. 사진=청도혁신센터


3층 상상마루홀은 최대 100명을 수용하며 무빙월을 이용해 상상홀과 마루홀로 나눠 쓸 수 있다.

같은 층의 ‘마루놀이터’는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머무는 실내 휴게공간이다.
4층에는 청도 남산을 바라보며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 ‘마루핏’과 GX실, 소규모 모임·교육용 세미나실이 마련됐다.

청도상상마루 3~4층에 조성된 다목적홀·어린이휴게공간·헬스장·GX실·세미나실. 행사와 돌봄, 운동, 교육 기능을 한 건물에 모았다. 사진=청도혁신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청도상상마루 3~4층에 조성된 다목적홀·어린이휴게공간·헬스장·GX실·세미나실. 행사와 돌봄, 운동, 교육 기능을 한 건물에 모았다. 사진=청도혁신센터


주민 이용을 늘리기 위해 대관료 부담도 낮췄다.

청도군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공공행사는 대관료가 전액 면제된다.
청년·창업·문화예술 행사와 지역 공동체 행사, 공유오피스 이용자는 대관료의 50%를 감면받는다.
상가 임대수입보다 주민 이용과 지역 활동에 무게를 둔 운영 방식이다.

프로그램도 시작됐다.

2층 카페에서는 매주 수요일 저녁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하는 ‘심야책바’가 열린다.
8월에는 청도지역 청소년 15명이 상상마루와 청도 일대에서 영화 제작교육을 받는다.
완성작은 오는 10월 31일 청도코미디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상상마루는 청도역에서 걸어서 3분이고 1층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평일에는 주민 생활공간으로 쓰고 주말에는 열차와 버스를 이용하는 방문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위치다.

하지만 주민 공간의 주말 이용은 제한적이다.

카페와 대관시설은 토요일까지만 열고 헬스장은 주말과 공휴일에 문을 닫는다.
공유오피스 입주자는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 주민이 찾는 문화·체육시설은 평일 운영에 무게가 실렸다.

운영은 사단법인 경북시민재단이 수탁한 청도혁신센터 직원들이 맡는다.

주말 운영을 확대하려면 수탁기관의 교대 인력 배치와 추가 운영비가 뒤따라야 한다.
역과 터미널을 낀 입지를 살리려면 평일에는 주민의 반복 이용을 늘리고 주말에는 방문객을 내부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연결해야 한다.

상상마루의 운영 성과도 달라진 기능에 맞춰 따져야 한다.

추억장터 입점 수와 공유오피스 입주율, 헬스장 회원 수, 공간별 대관 횟수에 평일·주말 방문객과 재방문율을 더해야 한다.

303억원을 들인 상상마루가 제 역할을 하는지는 평일과 주말에 몇 명이 찾고, 그 가운데 얼마나 다시 방문하는지로 가려진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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