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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카를스루에 대표단은 왜 대구에 왔나…20년 문화교류, 기후·미디어아트로 확대

2006년 수성아트피아·바덴주립극장 교류가 출발점
2023년 도시 간 파트너십…기후정책·미술관·공연으로 협력 넓혀
지역 성악가 독일 진출 기회 마련…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과 ZKM 협력도 논의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독일 카를스루에시 대표단이 수성구청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06년 공연예술로 시작된 두 도시의 인연은 기후정책과 미디어아트, 지역 예술인의 독일 진출을 아우르는 도시 협력으로 넓어졌다. 사진=수성구이미지 확대보기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독일 카를스루에시 대표단이 수성구청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06년 공연예술로 시작된 두 도시의 인연은 기후정책과 미디어아트, 지역 예술인의 독일 진출을 아우르는 도시 협력으로 넓어졌다. 사진=수성구
14일 대구 수성행복드림센터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정책과 주민 참여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렸다.
사흘 뒤 수성아트피아 무대에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가 올랐다. 18일에는 대구간송미술관에서 한국과 독일 음악인들이 다시 만났다.

기후정책과 오페라는 연관이 없는 분야다. 같은 방문 일정에 담긴 배경은 두 도시가 쌓아온 교류의 역사에 있다. 문화예술이 대구 수성구와 독일 카를스루에를 연결했고, 극장 사이에서 시작된 신뢰가 기후·미술·미디어아트·교육을 다루는 도시 간 협력으로 넓어졌다.

수성구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초청한 카를스루에 대표단에는 알베르트 코이플라인 부시장과 시의원, 미술관·극장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대표단은 기후포럼과 미술관 협약, 성악가 오디션,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

극장에서 시작해 도시 협력으로


두 도시의 인연은 2006년 수성아트피아와 카를스루에 바덴주립극장의 교류에서 출발했다.

공연단 방문과 공동 무대가 이어졌고, 2019년에는 바덴주립발레단이 대구에서 ‘카르미나 부라나’를 공연했다. 문화기관 사이의 관계는 2023년 수성구와 카를스루에의 프로젝트 파트너십 체결로 이어졌다.

협약에는 공연과 미술뿐 아니라 디지털 산업, 기후변화 대응, 학교·도서관, 지방정부 직원 교류 등이 포함됐다. 문화예술로 문을 연 뒤 과학·경제·교육·환경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번 방문은 협약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과정이었다. 기후포럼은 환경정책, 미술관 협약과 ZKM 논의는 시각예술, 공연과 오디션은 예술인 교류에 해당한다.

대구 수성구와 독일 카를스루에시 대표단이 기후변화 대응과 문화기관 교류,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극장 사이에서 쌓인 20년 교류가 지방정부와 미술관, 예술인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수성구이미지 확대보기
대구 수성구와 독일 카를스루에시 대표단이 기후변화 대응과 문화기관 교류,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극장 사이에서 쌓인 20년 교류가 지방정부와 미술관, 예술인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수성구


과학·문화도시 카를스루에와 ZKM


카를스루에는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인구 30만 명 안팎의 도시다.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를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 정보기술 기업이 밀집해 있다.

문화 분야에서는 바덴주립극장과 카를스루에시립미술관, 예술과미디어센터 ZKM이 중심축을 이룬다. 카를스루에는 예술과 과학,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도시정책을 바탕으로 2019년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에 지정됐다.
ZKM은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과 수집, 기술 연구, 디지털 보존까지 맡는다. 영상장비와 저장매체,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바뀌는 미디어아트의 특성에 맞춰 작품을 장기간 보존하고 다시 구현하는 기술도 축적해 왔다.

독일 카를스루에의 예술과미디어센터 ZKM 전경. 예술과 과학,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미디어아트의 제작과 전시, 연구·보존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수성구는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과 ZKM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Expedia Group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카를스루에의 예술과미디어센터 ZKM 전경. 예술과 과학,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미디어아트의 제작과 전시, 연구·보존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수성구는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과 ZKM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Expedia Group


알베르트 코이플라인 부시장도 문화와 시민참여, 지역개발, 정보기술·디지털화 등을 함께 관할한다. 대표단에 시의원과 미술관·극장 관계자가 동행한 배경이다.

수성구에도 수성아트피아와 대구미술관·대구간송미술관이 자리하고, 수성알파시티에는 소프트웨어·디지털 기업이 밀집해 있다. 연호지구에 조성할 미디어아트 미술관은 이 같은 문화·기술 자산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런 접점이 두 도시의 협력을 공연예술에서 미디어아트로 넓혔다.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 지난해 합의의 다음 단계


수성구와 ZKM의 직접적인 기관 교류는 지난해 본격화됐다.

수성구는 2025년 9월 ZKM과 미디어아트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연호지구 미디어아트 미술관 조성과 지역 신진작가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알리스테어 허드슨 독일 예술과미디어센터 ZKM 관장이 2025년 9월 미디어아트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수성구이미지 확대보기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과 알리스테어 허드슨 독일 예술과미디어센터 ZKM 관장이 2025년 9월 미디어아트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수성구


이번 카를스루에 대표단 방문에서는 당시 합의를 미술관 운영과 작품 교류, 전문인력 양성으로 이어가는 방안이 다시 제시됐다. 대구미술관과 카를스루에시립미술관도 15일 전시와 교육, 학술 분야의 업무협약을 맺어 공동 기획전과 학예인력 교류 기반을 마련했다.

수성구는 ZKM이 축적한 작품 수집과 디지털 보존, 전시 운영 경험을 연호지구 미술관에 접목할 수 있다.

카를스루에는 한국 작가와 기술기업, 관객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교류 기반을 넓힐 수 있다.

기후포럼, 도시의 경험을 나누다


두 도시는 14일 ‘제2차 지구 변화 시대 대응 포럼’을 열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정책과 주민 참여를 높이는 교육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카를스루에는 2040년 기후중립을 목표로 태양광 확대와 건물 에너지 개선, 지역난방 전환, 친환경 교통, 시민 지원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수성구가 카를스루에의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도시 밀도와 교통체계, 주택 구조, 지방정부 권한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공공건물 에너지 관리와 폭염·집중호우 대응, 자전거·보행 중심 교통, 주민 기후교육을 행정에 어떻게 반영했는지는 비교할 수 있다.

카를스루에도 고밀도 공동주택과 대규모 개발지구를 함께 관리하는 한국 도시의 경험을 살펴볼 수 있다.

포럼의 가치는 한쪽의 정책을 옮기는 데 있기보다 서로 다른 도시 구조에서 나온 해법과 시행착오를 나누는 데 있다.

문화교류가 만든 지역 예술인의 해외 통로


콘서트 오페라 ‘리골레토’와 열린음악회는 두 도시 교류의 출발점인 문화예술 협력을 이어가는 자리였다.

17일 수성아트피아에서는 바덴주립극장 성악가와 대구 지역 성악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렸다. 이튿날 대구간송미술관에서는 두 도시 음악인들이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 가곡으로 시민들과 만났다.

바덴주립극장 진출 오디션에서는 지역 성악가 2명이 선발됐다. 세부 출연 일정과 방식은 후속 절차가 남아 있지만, 공연 교류가 지역 예술인의 독일 진출 기회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교류는 독일 공연단의 초청 공연에 머물지 않았다. 대구 성악가와 합창단이 제작과 무대에 함께 참여했고, 바덴주립극장도 한국의 예술인과 관객을 만나는 접점을 넓혔다.

방문 이후의 사업이 중요하다


이번 방문은 오페라와 기후포럼, 미술관 협약, 성악가 선발이라는 결과를 남겼다.

수성구는 카를스루에 문화기관의 운영 경험을 활용하고 지역 예술인의 해외 진출을 넓힐 계기를 마련했다. 카를스루에도 한국 작가와 관객, 디지털 문화산업과의 접점을 넓혔다.

이제 행사에서 오간 논의를 실제 사업으로 옮겨야 한다. 기후포럼에서 다룬 정책 가운데 공동 의제를 정하고 실행 일정과 담당기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미술관 협약은 공동전시와 인력 교류로, ZKM 협력은 전시기획과 작품 보존, 전문인력 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성악가 오디션도 선발에 머물러서는 성과를 이어가기 어렵다. 독일 공연과 현지 활동을 지원하고 후속 무대를 연결해야 지역 예술인의 해외 진출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20년 전 두 극장에서 시작된 교류는 기후정책과 미술관, 디지털 예술, 지역 예술인의 해외 진출로 넓어졌다.

앞으로의 관계는 협약과 방문 횟수보다 두 도시가 함께 만든 작품과 실행한 사업으로 평가받게 된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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