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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협상 왜 해마다 파업 문턱까지 가나…‘4시간 파업’의 비용

오전·오후조 각각 4시간, 생산라인은 하루 8시간…사흘간 차질액 단순 추산 4488억원
기본급 8만9000원은 연 106만8000원…성과금·현금·주식은 일회성 보상
2019~2024년 무파업 뒤 2년 연속 생산중단…도요타·혼다·닛산 교섭 방식과 차이
지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협상과 관련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도 기본급과 성과급, 정년 연장 등을 놓고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협상과 관련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도 기본급과 성과급, 정년 연장 등을 놓고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20일부터 다시 멈춘다.
현대차 노조는 20일부터 22일까지 오전조와 오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반나절 파업이지만 두 근무조를 합친 생산라인 가동 공백은 하루 8시간이다. 사흘이면 24시간이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조별 2시간 파업 12시간을 더하면 올해 누적 중단시간은 36시간으로 늘어난다.

업계가 추산한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차질액은 187억원이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 파업은 하루 1496억원, 사흘간 4488억원 규모의 생산 공백을 만든다.
이후 특근이나 생산량 확대를 통해 일부 물량을 만회할 수 있어 생산차질액 전부가 최종 매출 손실로 굳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고 지연과 협력업체 휴업, 물류 취소, 재가동 비용은 이 계산에 충분히 잡히지 않는다.

완성차가 멈추면 부품망도 함께 흔들린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첫 부분파업은 오전·오후조가 각각 2시간씩 작업을 중단하는 방식이었다. 생산라인은 사흘간 모두 12시간 비었다.

업계는 이 기간 차량 5000대 안팎, 2244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에는 파업시간이 두 배로 늘었다.

자동차 생산은 차종과 색상, 엔진, 선택사양에 따라 조립 순서가 정해진다. 부품업체도 이 순서에 맞춰 운전석과 섀시, 프런트엔드 모듈을 공급한다. 완성차공장에 며칠분의 부품을 쌓아놓기보다 필요한 물량을 정해진 시간에 보내는 적시생산 방식이다.

부품 공급이 먼저 끊기면 완성차 노조의 파업시간보다 일찍 라인이 멈출 수 있다.

지난 15일 모트라스 노조가 오전·오후조별 4시간 파업에 들어가자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은 최대 8시간가량 가동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조별 2시간이었지만 섀시 등 핵심 모듈 공급 중단이 겹치면서 영향이 길어졌다.

완성차의 생산계획이 바뀌면 1차 부품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2·3차 업체의 작업시간과 납품 차량, 인력 배치도 함께 조정된다. 잔업과 특근이 취소되면 협력업체 노동자의 소득도 줄어든다.

생산이 재개돼도 뒤틀린 차량과 부품 순서를 다시 맞춰야 한다. ‘4시간 파업’의 비용이 공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다.

과거 손실도 같은 구조를 보여준다. 2017년에는 반복된 파업으로 차량 7만6900여 대, 1조620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는 6년 연속 실제 파업 없이 교섭을 마쳐 직접적인 생산중단 비용을 피했다. 이 기록은 지난해 깨졌다.

2025년에는 16시간 부분파업으로 차량 약 7000대, 3000억원대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공장 2라인에서 작업자가 생산라인을 이동하는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주간조와 야간조별로 4시간씩 파업하면 생산라인은 하루 총 8시간 가동 공백을 맞는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공장 2라인에서 작업자가 생산라인을 이동하는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주간조와 야간조별로 4시간씩 파업하면 생산라인은 하루 총 8시간 가동 공백을 맞는다. 사진=현대자동차


기본급 8만9000원, 실제 소득은 얼마나 늘어나나


회사가 내놓은 3차 제시안은 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 현금 1000만원, 주식 15주 지급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도 현행 750%에서 800%로 올리고 완전월급제, 정년 연장, 신규 인력 충원, AI 도입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을 요구안에 담았다.

기본급 8만9000원은 연간으로 106만8000원이다. 현행 상여금 750%가 기본급 인상분에 전액 연동된다고 단순 계산하면 상여금은 연 66만7500원 더 늘어난다.

매년 임금표에 남는 고정적 인상 효과는 약 173만5500원이다. 개인별 수당과 상여금 산정방식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성과금 350%와 현금 1000만원, 주식 15주는 한 차례 지급하는 보상이다. 성과금 산정기준액이 월 300만원인 노동자를 예로 들면 350%는 1050만원이다. 현금까지 더하면 2050만원이고 주식 15주가 별도로 붙는다.

이를 모두 합쳐 연봉이 2000만원 이상 오른다고 표현하면 고정임금과 일회성 보상이 섞인다. 다음 해에도 남는 금액은 기본급과 이에 연동되는 상여·수당이다. 성과금과 현금, 주식은 다음 교섭에서 지급 규모가 다시 달라진다.

노조 요구안인 기본급 14만9600원은 연간 기본급을 179만5200원 올리는 금액이다. 회사 제시안과의 차이는 월 6만600원, 연간 기본급 기준 72만7200원이다. 기본급 차이보다 간격이 큰 쟁점은 순이익 30% 성과급과 상여금 인상이다.

노조가 회사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배경에는 지난해 합의 수준도 있다. 2025년 최종 합의안은 월 기본급 10만원, 성과금 450%와 1580만원, 주식 30주였다.

올해 3차 제시안은 기본급과 성과금 비율, 현금, 주식 수가 모두 지난해 합의보다 낮다. 노조는 최대 매출과 노동의 기여도를 고려하면 보상안이 후퇴했다고 본다.

회사 쪽 계산은 다르다. 현대차의 2025년 매출은 186조2545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0조3648억원이었다.

미국 관세와 판매비용 증가, 미래차 투자를 고려하면 지난해 수준의 고정비와 성과보상을 반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성과배분 기준 없어 매년 처음부터 다시 협상


현대차 노사협상이 해마다 파업 직전까지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과를 나누는 고정 산식이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노동의 몫으로 요구한다.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에 단순 적용하면 약 3조1094억원이다. 회사는 해외법인과 금융사업, 비지배주주 몫까지 포함한 연결 순이익을 국내 조합원의 성과배분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고 본다.

어느 이익을 기준으로 삼을지부터 합의가 없다.

연결 순이익인지 국내 자동차사업 이익인지, 관세와 환율에 따른 일회성 손익을 얼마나 반영할지, 지급률의 상한과 하한을 어디에 둘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전년 교섭이 끝나면 다음 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간다.

보상의 형태를 둘러싼 시각도 갈린다. 회사는 경영실적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성과금과 현금, 주식 비중을 높이려 한다.

노조는 기본급과 상여금, 완전월급제처럼 다음 해에도 유지되는 보상을 원한다. 첫해 지급액이 커 보여도 고정임금이 적으면 노조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작아진다.

임금교섭에 담긴 의제도 많다. 기본급과 성과금에 상여금, 정년, 노동시간, 신규채용, 해고자 복직, AI와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보장까지 한꺼번에 다룬다. 임금에서 간격을 좁혀도 다른 현안에서 다시 협상이 막힐 수 있다.

실제 생산중단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파업이 재개됐고 올해는 파업시간이 더 늘고 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을 예고한 뒤 회사가 추가안을 내놓는 협상 흐름도 되풀이된다.

파업 압박이 있어야 최종안이 나온다는 인식이 굳어질수록 교섭은 매년 같은 경로를 밟는다.

도요타·혼다·닛산도 노조와 임금을 협상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아이치현 도요타 본사에서 춘투 임금협상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본 주요 완성차 노조는 매년 봄 임금과 상여금 등을 놓고 회사와 집중교섭을 벌인다. 자료사진=교도통신/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아이치현 도요타 본사에서 춘투 임금협상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본 주요 완성차 노조는 매년 봄 임금과 상여금 등을 놓고 회사와 집중교섭을 벌인다. 자료사진=교도통신/로이터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닛산에도 노동조합이 있다. 임금과 상여금, 휴일, 재고용 문제를 놓고 매년 회사와 교섭한다.

2026년 일본 주요 자동차 노조는 2월 요구안을 제출한 뒤 3월 18일 집중답변을 받았다.

도요타는 연간 일시금 7.3개월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 혼다는 월평균 1만8500엔의 임금 개선 요구를 전액 받아들였고, 연간 일시금은 요구한 5.4개월보다 0.1개월 적은 5.3개월로 정했다. 닛산도 임금제도에 따른 인상 재원과 특별배분 요구에 대해 노조 요구대로 답변했다.

임금 인상 폭도 작지 않았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의 3월 1차 집계에서 전체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6%였다. 6월 집계에서도 5.02%를 유지했다.

차이는 교섭 방식에서 드러난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요구안 제출과 집중답변 시기를 산업 전체에서 맞춘다. 상여금도 몇 퍼센트보다 기본급 몇 개월분으로 표시해 규모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휴일 확대와 노동시간, 생산성, 재고용 문제는 임금교섭에 모두 몰아넣지 않는다. 도요타와 혼다 등은 연간 휴일과 근무방식 개선을 노사가 연중 계속 협의하는 과제로 분리했다.

봄철 교섭에서는 임금과 일시금을 우선 확정하고 장기 현안은 별도 협의체에서 다루는 방식이다.

일본 자동차업계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자동차총련 관계자들이 2025년 춘투 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노조들은 매년 봄 집중교섭을 통해 임금과 상여금 등을 결정한다. 자료사진=일간자동차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자동차업계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자동차총련 관계자들이 2025년 춘투 임금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노조들은 매년 봄 집중교섭을 통해 임금과 상여금 등을 결정한다. 자료사진=일간자동차신문


‘몇 퍼센트’보다 실제 돈과 비용을 공개해야


현대차 노사협상의 반복을 줄이려면 성과배분 기준부터 정할 필요가 있다.

기준 이익과 지급률, 상한과 하한을 미리 정하면 실적이 좋아질 때 노동자가 받을 몫과 수익성이 낮아질 때 회사가 감당할 비용을 함께 예측할 수 있다. 매년 순이익 30% 요구와 회사의 일괄 제시안이 맞부딪치는 구조도 줄어든다.

임금안은 고정임금과 일회성 보상으로 나눠 공개해야 한다. 기본급 8만9000원이 연간 임금과 상여금에 얼마를 더하는지, 성과금과 현금, 주식은 올해 한 차례 얼마를 받는지 보여줘야 조합원과 시민이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파업 비용도 생산하지 못한 차량만 발표해서는 부족하다. 이후 특근으로 회복한 물량과 끝내 출고하지 못한 물량, 협력업체 가동중단 시간, 운송과 재가동 비용을 함께 공개해야 실제 손실이 드러난다.

현대차의 ‘4시간 파업’은 오전·오후조를 합쳐 생산라인 하루 8시간을 비운다. 사흘간 단순 생산차질액은 4488억원에 이른다.

임금과 성과배분 기준을 미리 정하지 못하면 같은 숫자는 내년 교섭에도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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