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 연대기(82)] 서영님(한국무용가, 님무용예술원 이사장, 전 서울예고 교장)의 조용자류 장구춤, 무용사·형식미·전통춤 계승과 복원
이미지 확대보기이 가운데 전통춤의 명인 서영님의 '조용자류 장구춤'은 무용사, 형식미, 전통춤의 계승과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서영님이 사숙한 조용자는 뛰어난 신체 조건(키 170cm)과 수려한 외모를 바탕으로 전통 춤을 밀폐된 원형의 공간이나 야외를 탈피하여 무대화로 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서영님에게 조용자는 스승 은방초가 존중하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격동의 시대를 살아내며 전통춤의 무대화와 예술적 지향성을 발전시킨 스승이었다. 우리춤의 정체성을 탐구한 조용자는 국립무용단 창단(1962년) 일조를 끝으로, 일본으로 이주(1963년)하였다.
'조용자류 장구춤'은 한국춤 전승사에서 중요한 미학적 계보를 형성하며, 전통 장단의 구조 위에 여성적 감수성과 절제된 품격을 더해 독자적인 춤 언어를 구축한 양식이다. 이 춤은 농악 장구춤의 외향적 에너지와는 결을 달리하며, 내면화된 호흡과 섬세한 선의 흐름을 통해 한국춤 특유의 정서를 재구성한다. 한국무용가 서영님은 자신의 장구춤이 조용자 선생의 예술세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한 이후, 그 계보적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해 왔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단절되었던 '조용자류 장구춤'의 원형을 탐구, 재현하는 복원 작업을 실천 해오고 있다.
'조용자류 장구춤'은 농악 장구춤의 역동성과 구별되는 미학적 결로 절제된 호흡과 유려한 선, 여성적 서정성이 응축된 신체 언어를 통해 한국춤의 미적 지평을 확장한다. 이 춤은 내면화된 리듬과 정서의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전통 장구춤의 의미 체계를 섬세하게 재구성한다. 조용자 선생의 독창적 춤사위는 장구춤에 내재한 여성성과 우아함을 전면화하며 고유한 미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서영님은 장구춤을 시대와 호흡하는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전통과 현대를 매개하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역사성과 동시대적 확장 가능성을 무대 위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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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조용자류 장구춤'은 민속적 재현을 넘어 근현대 한국춤의 무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예술춤의 한 계보로, 전통과 창작의 경계에서 독자적인 미학적 위치를 점유한다. 한때 전승의 단절 위기에 놓였던 이 춤은 최근 복원 작업을 통해 다시 무대 위에 소환되며 그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조용자류 장구춤'이 한국 무용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전통 재구성과 현대적 계승의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는 이유를 드러낸다.
조용자(본명 조갑식)는 1924년 부산 출생으로, 시대적 격랑 속에서 전통춤과 신무용을 무대화한 선구적 인물이다. 그녀는 도쿄 음악학교와 이시이 바쿠 무용연구소에서 서구 현대무용의 기법을 배웠고, 조택원과 협업 및 '부여회상곡', '헝가리 광시곡' 등의 출연으로 동서양 춤 양식의 교차 지점을 확장해 나갔다. '봉선화'로 대표되는 그녀의 안무는 민족적 정서와 예술적 자존을 드러낸 작품으로 무용사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후 조선무용예술협회 활동, 무용연구소 설립, 해외 공연 및 일본에서의 후반기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생애는 탐구의 춤 여정이었다.
'조용자류 장구춤'은 장구를 비스듬히 메는 독창적 형식과 유려한 춤사위로 흥과 격을 아우르는 미학을 구축한다. 구전 속의 이 춤은 서영님에 의해 사료 연구와 원로 무용가들의 증언, 2021년 전통예술 복원·재현 사업을 계기로 그 계보가 재정립되며 한국춤 복원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조용자의 예술정신은 서영님의 신체 언어 속에서 다시 살아나며, 전통의 계승과 창조적 재해석이 공존하는 한국춤의 미적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 춤은 단절된 전승의 맥을 현재의 무대 위에서 되살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 가교이자, 한국춤의 역사성과 예술적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한다.
조용자류 장구춤은 ⓵인물의 성격 소개(품격과 정서): 장구를 메고 천천히 등장(호흡과 시선 처리, 손목과 어깨의 유연한 선, 타고(打鼓) 전 춤의 기운 형성 ②장단 전개와 구성: 굿거리 계열의 부드러운 흐름, 장구채의 좌우 운용, 회전과 사선 이동, 발디딤과 장단의 일체화, 장구 연주보다 춤사위 비중 큼, 우아한 곡선미 ③절정: 장단이 빨라짐, 장구 타법 다양화, 회전 동작 증가, 기교 과시보다 절제미 유지 ④퇴장: 장단 정리와 마무리, 느린 걸음과 시선 처리, 장구와 몸의 균형감 유지로 여운을 남기며 퇴장(전통춤 특유의 '맺고 푸는' 미학이 드러남)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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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서영님의 '장구춤'은 조용자로부터 정인방과 은방초를 거쳐 계승된 예술적 계보 위에서 전통춤의 정통성과 창조적 해석을 아우르는 무대로 완성된다. 붉은 치마와 흰 저고리가 빚어내는 절제된 색채미, 유려한 신체의 선, 그리고 경기민요인 ‘한강수타령’의 장단과 호흡하는 장구 놀음은 스승들의 춤 정신을 품으면서도 자신만의 고품격의 미학적 언어를 구축한다. 장구를 놀이 수단의 악기가 아닌 춤과 인간, 전통과 시대를 연결하는 상징적 매개체로 승화시킨 그녀의 무대는 한국춤의 계승과 변용이 공존하는 동시대적 예술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서영님은 다섯 살부터 은방초 선생에게 사사하며 한국춤의 정통 계보를 이어왔고, 조용자–정인방–은방초–서영님으로 연결되는 장구춤의 예술적 맥락을 스스로 확인하며 자기 춤의 뿌리를 재인식하게 되었다. 무용계 원로들의 증언을 계기로 '조용자류 장구춤'의 역사와 계보를 탐구한 그녀는 현재의 장구춤을 전승만이 아닌 역사적 책무를 지닌 예술적 실천으로 받아들이며 무대 위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잊혔던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는 창조적 계승의 과정이자 한국춤의 역사성과 동시대성을 잇는 의미 있는 예술적 실천이다.
서영님 연희의 '조용자류 장구춤'은 즉흥적 호흡과 치밀한 예술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춤으로, 절제와 자유가 공존하는 독창적 신체 미학을 구현하며 전통춤과 신무용의 접점을 새롭게 확장한다. 장구를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로 잇는 독특한 착용 방식과 유려한 움직임의 구조는 서구적 균형미와 한국춤의 정서를 아우르며 조용자 예술세계의 독창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서영님은 생애사 연구와 춤사위 복원, 미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조용자류 장구춤의 정통성과 창조성을 현재의 무대 위에 되살리며 전통춤의 계승과 현대적 확산을 위한 예술적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서영님의 '조용자류 장구춤'은 춤의 복원을 넘어 한국춤의 역사와 미학을 현재의 무대 위에서 생동하게 한 예술적 실천이다. 이 춤은 전통의 원형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적 감각과 해석을 보태 과거와 현재가 공명하는 새로운 전승의 전형을 제시한다. 조용자의 예술정신이 서영님의 신체를 통해 재현되는 순간은 시간을 관통하는 창조적 계승의 현장이 된다. 전통춤은 현재의 몸을 통해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될 때 생명력을 획득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영님의 '조용자류 장구춤'은 한국춤의 역사적 연속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증명한 동시대 전통춤의 의미 있는 시전(示展)이었다.
세월은 흘러도 춤은 남았다. 붉은 플로어, 붉은 치마, 장구 속 마음이 하나가 되어 서영님의 '조용자류 장구춤'이 무대를 일렁이게 했다. 옅은 물결을 타고 시작한 항해는 사유의 섬에 이르고 나서야 파도가 되어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움을 노리개처럼 달고서 잊힌 얼굴을 떠올린다. 그녀의 생애와 예술은 기록에서 서서히 사라졌지만, 춤이 남긴 숨결만은 꺼지지 않는 기억으로 이어졌다. 장구춤에 여성적 서정과 우아한 품격을 불어넣은 조용자의 독창적 춤사위는 시간의 침묵을 넘어 ‘한국의 명인 명무전’의 무대에서도 여전히 서영님의 은은한 울림으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님무용예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