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1000억 에스크로 계좌 입금 완료”…MBK 법인·김병주 회장 보증이 집행 조건
법원, 30일까지 자금조달 계획 요구…홈플러스 회생 막판 변수는 대주주 책임 범위
법원, 30일까지 자금조달 계획 요구…홈플러스 회생 막판 변수는 대주주 책임 범위
이미지 확대보기25일 금융권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1000억 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이미 입금했다”며 “김병주 회장과 MBK가 그에 걸맞은 실질적인 자금 출연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MBK와 김 회장이 보증에 나서면 해당 자금은 즉시 인출될 수 있다는 게 메리츠 측 설명이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자금 지원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주주의 책임 있는 보증이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메리츠 측은 “14조 원 자산가 김 회장이 왜 1000억 원 보증을 못 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더 이상 사모펀드라는 제도적 허점 뒤에 숨어 채권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인도 회생을 신청하면 재산 상태와 수입 내역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리츠는 이번 사안을 두고 “수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는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홈플러스 위기의 책임을 선순위 채권자에게만 돌릴 것이 아니라, 경영과 투자 회수 과정에 관여한 대주주가 먼저 회생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야 한다는 논리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에 “파산만은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진입한 이후 매장 축소와 슈퍼마켓 사업부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이어왔지만 운영자금 고갈로 최악의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계획안 이행을 위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하고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 가운데 1000억 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메리츠는 MBK 법인 보증만으로는 부족하고 김 회장의 보증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MBK는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2000억 원 지원에 메리츠가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 측은 논의의 핵심은 김 회장의 재산 규모가 아니라 1만여명 임직원과 협력업체, 소상공인의 생계가 걸린 홈플러스 회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생절차 이후 대출 보증과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부담했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법원도 자금 조달 계획 마련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관련 채권단과 노조에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NS쇼핑에 매각했지만, 임금과 상품대금 지급, 구조조정 등에 필요한 추가 자금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회생의 핵심 변수는 결국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부담과 채권단 설득이라고 보고 있다.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에만 추가 지원 부담을 요구하기보다,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에 대한 대주주의 책임 구조가 명확해져야 신규 자금 지원 논의도 진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은 회수 가능성과 책임 구조가 명확해야 가능한 문제”라며 “대주주와 채권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회생계획 이행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