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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탐사] ⑤반대매매로 휴림로봇 ‘지분 처분·채무 상환’…휴림홀딩스 결국 560억 챙겨

반대매매로 ‘사전공시’ 규제 우회 의혹 증폭
거래계획 기간(4월 3일~4월 30일) 전(前) 반대매매 완료
담보설정계약 한 달 내(內) 반대매매
채권자 휴앤미, 담보계약일로부터 18거래일 만에 반대매매
채권자 딥랩코리아, 담보계약일로부터 9거래일 만에 반대매매
반대매매 대금으로 '채무 상환'…차입금 560억, 고스란히 휴림홀딩스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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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휴림로봇의 최대주주인 휴림홀딩스가 주식 담보설정계약 체결 직후 이례적인 속도로 반대매매를 당하며 휴림로봇 지분이 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휴림홀딩스는 56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되었으나, 자본시장에서는 담보설정부터 지분 처분까지의 과정이 단기간에 이루어진 점을 두고 다양한 의혹과 해석을 낳고 있다.

◆ 사전 거래계획 기간 전 반대매매… 관행 벗어난 ‘한 달’ 담보계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림로봇 최대주주 휴림홀딩스는 지난 3월 4일 '임원·주요주주 등의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서'에서, 오는 4월 3일부터 4월 30일까지 휴림로봇 주식 150만 주를 매각하겠다고 사전 공시했다.
그러나 사전 예고한 매각 기간(4월 3일~4월 30일)이 도래하기도 전인 3월 31일(까지)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반대매매)으로 휴림홀딩스가 보유한 휴림로봇 지분 대부분(4.33%)이 장내 처분되었다. 담보권 행사에 따른 반대매매 형태를 띠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휴림홀딩스는 56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담보설정계약 기간이다. 휴림홀딩스는 채권자 휴앤미와 3월 5일부터 4월 04일까지, 딥랩코리아는 3월 18일에서 4월 17일까지를 만기로 하는 담보설정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계약일로부터 만기까지가 모두 ‘한 달’에 불과하다.

일반 금전대차약정에서 담보설정계약 기간이 적어도 수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짧은 구조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 계약이 사채(私債)시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형태로,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거나,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곧바로 반대매매가 단행되는 조건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거래일 기준 최단 9일 만에 반대매매 처분… 정기 주총일 터진 ‘매물 폭탄’
실제 반대매매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인 3월 31일(까지) 동시에 단행됐다. 두 채권자(휴앤미, 딥랩코리아)의 담보권 만료일은 각각 4월 4일과 4월 17일이었지만, 2건 모두 3월 31일(까지) 전격 반대매매 완료됐다.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거래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계약일로부터 반대매매까지 속도는 이례적이다. 휴앤미는 계약일로부터 18거래일 만에, 딥랩코리아는 계약 체결 후 9거래일 만에 담보 지분이 반대매매로 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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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담보보완 요청(마진콜)과 일정 유예 기간을 거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이번 건은 계약 체결에 이어 수일 내 ‘기한의 이익 상실’을 사유로 강제 매각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 완료한 3월 31일은 휴림로봇의 정기 주주총회 당일이었다. KB국민증권 자료에 따르면, 이날 휴림로봇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16%(▼1840원) 폭락한 1만3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거래량은 평소의 5배가 넘는 1437만 주까지 치솟았다. 반대매매 당한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4.33%에 달하는 517만8655주다.

◆ 반대매매로 자동 ‘채무 청산’…최대주주 지분 현금화(유동화)한 셈

이후 휴림홀딩스는 4월 2일 공시를 통해 “차입금 560억원을 전액 상환하여 주식 담보계약이 최종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채권자 휴앤미는 반대매매 완료 후 남은 잔여 주식 34만2145주를 담보 해제해 휴림홀딩스에 반환했다.

결과적으로 채권자들은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 원금 상당액(560억원)을 전액 회수했고, 최대주주인 휴림홀딩스는 선제적으로 받은 대출금 560억원을 고스란히 손에 쥐게 됐다. 반대매매라는 강제 매각 형식으로 대주주 지분을 현금화(유동화)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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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휴림홀딩스가 내부자 지분 매각 시 필수적인 ‘사전공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 담보대출과 반대매매 제도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장사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시장 충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사전공시 규제를 받지만, 담보권 실행에 따른 반대매매는 '예외 사유'로 분류된다는 허점이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담보설정일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실행된 반대매매 과정을 두고,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출구전략(엑시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 회사 측 “고의 설계 없다” 반박… 전문가 “금융당국 조사 필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휴림홀딩스 측은 서면 질의를 통해 강력히 반박했다. 회사 측은 “이번 자금 조달 과정에서 만기 및 담보유지비율 조건은 일반적인 시장 관행을 따른 것”이라며 “3월 말 발생한 반대매매는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및 주가 하락에 따라 채권자가 계약에 의거해 단행한 강제적인 처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의 자발적인 의사와는 무관하며, 경영권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고의로 이를 설계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공시 상 형태는 합법적인 계약 이행으로 보이지만, 거래의 타이밍과 규모 면에서 시장의 오해를 살 구조”라며 “투자자 보호와 거래 투명성을 위해, 반대매매가 단기에 실행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조건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사전공시 규제를 피한 강제 매각 형식으로 지분을 유동화한 제도의 사각지대인 만큼,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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