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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건축·재개발 '괴담 정치', 침묵은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진다

진짜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이전투구로 주민 피해
권력 다툼과 여론전 권한 남용, 수천억 재산권 흔들어
감시 이름 뒤 숨은 정비사업 그림자들 '떡밥 세력'인가
김양훈 기자
김양훈 기자
전국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성패는 결국 ‘속도’와 ‘신뢰’에 달려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 현장을 들여다보면 사업 추진보다 갈등이, 도시정비 사업보다 정치가 앞서는 기형적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정비사업은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사업 자체보다 권력 다툼과 여론전이 중심되는 ‘정치판’으로 변질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내부의 자성 노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강동구 삼익그린맨션2차, 상계2구역, 잠실 미성·크로바 등 여러 사업장에서는 집행부 해임과 갈등이 반복되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명분은 늘 ‘투명성 확보’였지만, 결과는 사업 지연과 공사비 상승,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 증가다.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내부 갈등과 리더십 공백이 사업 지연을 초래하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재건축 사업에서 무분별한 해임과 의혹 제기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민 재산권 목적과 결이 달라 정확한 정보를 인지해야 한다.
최근 올림픽선수기자촌 재건축 현장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조직 구성을 요구하거나, 추진위원회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해충돌 논란이다. 감사 기능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지 사업 운영의 주체가 아니다. 특정 업체 추천, 특정 시스템 도입 요구, 특정 인력 채용 압박 등이 사실이라면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부 현장에서는 SNS를 통한 여론전도 극심해지고 있다. 구청 민원 제기를 조직적으로 독려하거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위법 행위가 존재한다면 수사기관과 사법 절차를 통해 규명하면 될 일이다.

아파트 전경은 사건 현장과 관련이 없는 제작물=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파트 전경은 사건 현장과 관련이 없는 제작물=김양훈 기자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SNS 재판이 먼저 이뤄지는 현실은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독이 되고 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집단 공격은 더욱 심각하다.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신공격과 강제 퇴출이 이뤄진다면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의 폭력에 가깝다.

재건축 현장의 가장 큰 적은 외부 규제가 아니라 내부 분열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사업 지연의 피해는 특정 세력이 아니라 수천 명 조합원 전체가 떠안는다. 결국의 시간은 공사비 상승으로, 공사비는 분담금 폭탄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한편 더 이상 ‘주민 자치’라는 명분만으로 모든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은 사적 분쟁을 넘어 수천억 원 규모의 공공성과 수많은 주민의 재산권이 걸린 영역으로서 권력의 실체가 빨리 갈 개발을 망치고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행정은 ‘주민 자율 결정’과 ‘공기관 개입 불가’라는 원칙 아래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부 갈등과 조직적 방해가 도를 넘어 전체 조합원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수준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는 우려감을 주고 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행정규칙이나 감독 기준을 마련해 최소한의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것, 주민의 대의를 묻는 민주주의는 방임이 아니라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자치에는 규율이 필요하다. 정비사업의 목적은 권력 쟁취가 아니라 성공적인 완공이다.

이는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것이 본래의 목표다. 갈등을 위한 갈등, 의혹을 위한 의혹, 선동을 위한 SNS 정치가 현장에서 계속된다면 피해자는 결국 침묵하는 불특정다수 재개발 주민이 피해를 볼 것은 당연한 결과론이다.

한편 사업을 멈추게 하는 내부의 재개발 정치와 분열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시한폭탄으로 조합을 만들어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주민만 피해자로 나타날 것이다. 네거티브에 동요될 것이 아니라 누가 개발을 망치는 세력인지 분석해서 대처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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