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예산 집행 잉크도 안 마른 시점…재정 만능주의가 초래할 '물가 대란'
국채 발행 없다는 '눈속임' 추경 편성
올 728조 확장 예산 편성에 110조원 이상 국채 발행 예상돼 '충격'
국채 발행 없다는 '눈속임' 추경 편성
올 728조 확장 예산 편성에 110조원 이상 국채 발행 예상돼 '충격'
이미지 확대보기명분 없는 '전쟁 추경', 실체는 선거용 현금 살포인가
당정은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을 추경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른바 '전쟁 추경' 논리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올해 예산은 이미 전년 대비 8.1% 증액된 728조 원 규모의 초팽창 예산이다. 이 거대한 재정을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다시 수십조 원의 돈을 풀겠다는 것은 국가 재정을 정권의 '지갑' 정도로 여기는 오만함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생 지원이라는 포장지를 뜯어보면 결국 나랏돈으로 표를 사겠다는 '매표(買票)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재정 포퓰리즘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고질병이다. 위기 극복을 명분 삼아 선거판에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시도는 국민의 눈을 가리는 기만행위다.
계획된 110조 국채 발행에 추경 26조가 추가될 수도…“국민 눈속임”
결과적으로 이번 추경은 국가 채무를 최대 26조 원 가량 추가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국가채무가 연금 충당 부채 등을 포함할 경우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들려오는데도, 정부는 오직 '오늘만 사는' 재정 운용에 매몰되어 있다.
유가 급등·환율 급등·추경까지…물가 폭등에 기름 붓는 격
미·이란 전쟁으로 호루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다. 이미 원유가는 배 가까이 폭등했다. 계속 더 오른다고 아우성이다. 우리는 원유를 100% 수입한다. 게다가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대부분의 원유를 수입한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 그럼에도 전쟁을 이유로 돈을 더 풀겠단다. 물가 폭등은 고스란히 궁핍한 서민들의 몫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유가와 환율에 가장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화 환율이 이미 1500원대를 넘어섰다. 환율급등은 곧 원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환율급등은 유가 급등과 별개로 수입하는 모든 제품의 원화 가격을 자연스럽게 높인다. 유가 폭등에 환율급등으로 피부 물가는 곱으로 치솟을 수 있다.
환율급등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원화를 너무 많이 풀면 환율이 급등한다. 추경, 확장 적자재정, 국채 발행 이 모든 행위가 시중에 돈을 많이 풀겠다는 정책이다. 통화량 증가이고, 원화 가치 하락이다. 그 결과로 환율 급등을 유발한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표적이다. 이래도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밀어붙인다는 말인가.
국채 시장 경보음, 멈추지 않는 '재정 폭주'의 끝은 어디인가
최근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9%대까지 치솟다 3.7%대로 내렸다. '물가 불안'과 '수급 부담'이라는 두 가지 큰 악재가 동시에 터져 요동친 것이다. “정부는 채권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에 나섰다”며 “추경 26조원의 일부도 국고채 순상환에 쓰기로 했다”는 발표로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다. 이 발언이 그저 구두 개입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채시장 요동을 잠시 잠재우고 추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그대로인 모양이다.
한국은행도 물가 불안으로 섣불리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금리 인상 요인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 또한 국채시장 불안요인이다.
FTSE 세계국제지수(WGBI)에 편입돼 70~90조원 가량의 외화가 유입될 거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이는 곧 국채 발행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또 다른 의미로 읽힌다. 올해 예상하는 순수 국채 발행 규모는 110조원 이상이다. 소화나 될까 걱정스럽다.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서도 선거용 추경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무책임의 극치다. 표심을 향한 정치적 욕망이 국가 재정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무너뜨린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가난한 서민과 미래 세대의 고혈(膏血)로 돌아올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망국적인 재정 폭주를 멈춰야 한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수석 전문위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