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김영관 조교사, 21년간의 찬란했던 조교사 생활의 즐거운 여정을 마무리하다
김영관 조교사(2004년 데뷔, 7,054회 출전/ 1539승 달성, 개인통산 승률 21.8%, 복승률 35.5%)
김영관 조교사(2004년 데뷔, 7,054회 출전/ 1539승 달성, 개인통산 승률 21.8%, 복승률 35.5%)

7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따르면 2004년 조교사로 정식 데뷔한 김영관 조교사는 한국 경마 조교사 최초로 1500승을 거두며 경마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았다. 이제 그는 조교사로서 ‘명장 김영관’, ‘한국판 백락’, ‘역대 최강 조교사’ 등 수많은 수식어를 남기고 한국 경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남았다.
김 조교사의 19조 마방 벽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편자 액자에는 그가 키운 명마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절름발이로 시작해 최고의 명마로 거듭난 ‘루나’의 편자부터 그에게 최다 트로피를 안겨준 ‘즐거운여정’까지 이 모든 것은 그가 발굴해낸 수많은 말들과 그가 써 내려간 한국 경마의 역사이다.
경주에서 김 조교사의 역할은 마방에 있는 말을 관리하고 훈련하며 경주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평소 훈련은 누가 시킬지, 경주할 때 누가 말을 탈지, 또 경주에서 언제 속도를 올린다는 식의 작전을 어떻게 펼칠지가 모두 그의 몫이다. 그는 말마다 맞춤형 작전을 짜고, 최고의 기수를 찾아 우승을 이끌어내는 명마 킹메이커였다.
특히 김 조교사는 현대판 백락이라 불릴 만큼 한국 경마에서 최고의 경주마 관상가로 인정받았다. 경주마의 혈통만큼 중요한 것이 그들의 외모이며 김 조교사는 경주마의 관상을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으로 그 명성을 떨쳤다. 그의 통찰력은 단기간에 1500승을 달성하며 최다승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영예조교사’라는 명예로운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만든 비결이었다.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함께 언급되는 경주마가 바로 ‘루나’다. 루나는 다리를 절었지만, 김 조교사는 루나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가능성을 믿어 선택했다.
2003년 김 조교사와의 인연을 맺은 루나는 절음발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자기 몸값의 74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두며 경마계의 전설로 남았다. 루나의 숨겨진 자질을 발견하고 이를 최적화하는 훈련법을 개발하여 명마로 키운 사람, 바로 김영관 조교사였다.
또 마주들에게 여러 번 구매 취소를 당하며 외면 받았던 ‘미스터파크’도 김 조교사의 손을 거쳐 국내 경마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인 17연승을 달성하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미스터파크의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김영관 조교사의 경주마에 대한 깊은 안목과 탁월한 훈련 능력을 증명하는 사례로, 그를 ‘믿고 보는 김영관 조교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김 조교사는 조교사의 생활은 늦게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정상으로 올라 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을 이뤘다. 기수에서 시작해 마필관리사를 거치며 쌓은 노하우는 그를 정상으로 이끈 비결 중 하나다. 그는 멈추지 않고 말과 경주, 해외 사례까지 공부해 최고의 우승 성적과 수득 상금을 기록하고 조교사로서 즐거운 여정을 마무리한다.
김 조교사는 "톱니바퀴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준 19조 팀원들과의 동고동락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며, 경마의 미래를 응원하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김영관 조교사의 은퇴는 단순한 한 사람의 퇴장이 아니라 한국 경마와 한 시대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의 발자취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한국 경마의 발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