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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 만춘의 전통춤 매혹과 집중을 부르다

전영선 출연의 작품전 ‘해설이 있는 경기검무’(19일), '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20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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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입춤(운정 김근희류, 전영선 출연)
4월 19일(토)·20일(일) 다섯 시, 포스트극장 ‘202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인 ‘내일을 여는 춤’ 무대에서 창무예술원 주최, 포스트극장·무용월간‘몸’·창무국제공연예술제 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전영선 연출·총감독, 전영선 출연의 작품전 ‘해설이 있는 경기검무’(19일), '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20일)가 공연되었다. ‘내일을 여는 춤’은 개인전(2월 18일~5월 7일)과 작품전(2월 20일~5월 3일)으로 구분되었다.
전영선의 춤은 ‘해설이 있는 경기검무’(19일), ‘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20일)로 전통춤 계승과 창작에 걸친 변주로 의미를 달리했다. 만춘의 춤 연기력을 구사하는 전영선은 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 경기검무 이수자, 상명대 대학원 공연예술경영학과 박사과정, 한국춤예술단 '선' 대표, 선댄스컴퍼니 대표, 대한무용협회 안산시 지부장 역임, 대진대 무용예술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한 전통 춤꾼이다. ‘내일을 여는 춤’ 전영선 편은 경기검무 발전의 현주소였다.

'해설이 있는 경기검무'(19일)는 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 ‘경기검무’에 집중한다. 한민족 최고(最古)의 춤인 검무 가운데 ‘경기검무’는 근대 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이 무대 예술화하였다. 이 춤은 강선영-김근희로 이음 하며, 전통춤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기도 무형유산(2011년)이 되었다. ‘경기검무’는 활달한 기상과 강한 기질이 배어있다. 우리말 춤사위 용어 19가지 구사, 정갈한 맨손 춤사위, 화려한 칼 춤사위가 조화를 이룬다. 홀춤·대무 형식 모두 전승된다.

‘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20일)는 전영선의 춤 길에 늘 곁에 있었던 레퍼토리를 연행하였다. 경기검무와 의지적 결을 같이한 전통춤들은 ‘교방입춤’(운정 김근희류), ‘검녀_칼이 날자, 꽃잎이 부서지고’, ‘남도소고춤’(김평호류), ‘즉흥시나위’(운정 김근희류), ‘김백봉부채춤’(평안남도 제3호 무형유산), ‘진도북춤’(중요무형유산 제97호), ‘한량무’(운정 김근희류), ‘경기검무’(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로 구성되었으며, 정형과 미학적 수사를 가하여 열정의 춤판을 열었다.
검녀, 칼이 날자 꽃잎이 부서지고(윤자경)이미지 확대보기
검녀, 칼이 날자 꽃잎이 부서지고(윤자경)
남도소고춤(김평호류, 허희숙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남도소고춤(김평호류, 허희숙 출연)
즉흥시나위(운정 김근희류, 전영선·김가온·김꽃잎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즉흥시나위(운정 김근희류, 전영선·김가온·김꽃잎 출연)
김백봉 부채춤(평안남도 무형유산 제3호, 강미선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김백봉 부채춤(평안남도 무형유산 제3호, 강미선 출연)


‘교방입춤’(운정 김근희류, 출연 전영선) : 전영선 입춤의 독무 ‘교방입춤’은 자신의 춤 정체성을 보여주면서 운정(雲頂) 김근희(金謹姬) 원안무의 분위기를 불러온다. 푸른 보리밭의 싱그런 바람을 연상시키는 춤은 유교적 제약을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의 갈망과 자유를 표현한다. 기녀 상징의 복식에서 풍기는 매혹스러운 움직임과 금세 빠질 듯한 교태미가 극한의 움직임 수사로 상상력을 이끈다. 여성적 매력의 본질을 담보한 멋과 흥이 가득한 전통춤 재해석이다.

‘검녀_칼이 날자, 꽃잎이 부서지고’(출연 윤자경) : 여검객은 시공에 걸린 삶을 검에 밀착해 왔다. 윤자경(尹姿京)은 두 자루의 장검과 몸짓이 하나 되어 부드러운 곡선의 검 사위 속에 날카롭게 치고 찌르는 검광이 무대를 채우고 검 끝과 일치된 눈동자는 무사의 충혼을 표한다. 분위기를 집중시키며 기대감을 충족시킨 춤은 단편소설의 깔끔한 표현력을 닮아있다. 전영선의 창작 행위와 밀접한 공통 분모를 이루며, 경기검무의 외연적 범위를 확장한 춤이다.

‘남도소고춤’(김평호류, 출연 허희숙) : 농악 자산이 보편적 예술의 가치를 지니다. 전라도 해안의 소고춤과 벅구춤을 바탕으로 남도 특유의 멋과 흥을 창출하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허희숙은 작은 북 하나를 들고 예술적 복식을 갖추고 무대에서 정형의 소고춤을 색다르게 연행하였다. 호적 시나위 음악 중심으로 흑백황청적 색상의 의미가 시공을 초월, 신명을 녹여 내는 축제적 춤이다. 세월이 피고 지고, 굴곡진 삶을 웃어넘기자는 권유가 달린 춤이었다.
‘즉흥시나위’(운정 김근희류, 출연 전영선, 김가온, 김꽃잎) : 봄날에 대한 수사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결례가 되지 않는다. 이날 공연에서 최다 인원의 무용수가 등장하는 공연이었다. 세 여인은 시나위장단에 맞추어 즉흥성을 가미하고 맛과 흥을 한껏 표현한다. 김근희 원안무는 작품 수사에서 최고의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안무가이다. 열정, 숙성, 사유의 단계를 조화롭게 엮어간 춤은 특징화된 인물들의 성격을 내세우며 엉킨 사회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김백봉부채춤’(평안남도 제3호 무형유산, 출연 강미선) : 김백봉에 의해 창안된 부채춤(1954년)은 마치 만개한 꽃 무리가 춤을 추는 듯하다. 문인화 풍경의 부채의 색채와 저고리에 그려진 그림이 만춘의 봄을 불러온다. 부채의 움직임은 단순한 도구적 장신구가 아니라 춤의 주제인 평화와 태평성대를 기원한다. 현재 평안남도 제3호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활발히 전승된다. 강미선은 전통을 존중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춤 언어로 절제와 조화의 춤을 선보였다.

진도북춤(이종화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진도북춤(이종화 출연)
한량무(운정 김근희류, 최수진·김가온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한량무(운정 김근희류, 최수진·김가온 출연)
경기검무(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 전영선 출연)이미지 확대보기
경기검무(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 전영선 출연)
공연이 끝나고(출연진)이미지 확대보기
공연이 끝나고(출연진)
전영선(한국춤예술단 '선'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전영선(한국춤예술단 '선' 대표)

‘진도북춤’(출연 이종화) : 자유롭게 구사하는 북가락에 즉흥성과 내재한 신명으로 끌어 나가는 남성적인 강렬함 속에 유연함과 섬세함이 어우러진다. 이종화의 ‘진도북춤’을 향한 연속성을 주시한다. 예술가로서 위대한 전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기본 책무이다. 기교와 인성이 우아한 기품을 만들어낼 때 예술적 행위는 더욱 빛난다. 이종화의 독무 ‘진도북춤’은 군무 속 생존법과 독창성을 어떻게 소지할 것인지 늘 호기심을 일으킨다.

‘한량무’(운정 김근희류, 출연 최수진, 김가온) : 버전을 달리하며 독무와 군무, 남성과 여성 혼성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복식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소박함과 호사로움을 오간다. 김근희 안무의 ‘한량무’는 벼슬에 미련을 두지 않고 여흥과 문학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의 삶을 표현한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린 남녀 이인무의 ‘한량무’는 근래에 연행된 최고의 전통춤 ‘한량무’의 매력을 선보였으며, 교양춤 계열의 가치 있는 교재 역할을 하였다.

‘경기검무’(경기도 무형유산 제53호, 출연 전영선) : 전영선은 압도적인 집중의 독무로 ‘경기검무’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증명했다. 전영선의 ‘경기검무’는 역사성을 되새기고 예술성을 드높이며 ‘경기검무의 미학’을 세세히 입증한다. 역사성과 예술성에 걸쳐 전영선은 김근희의 예술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 전영선의 모습과 춤에는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번져있는 김근희의 모습과 춤이 투영된다. ‘경기검무’는 전영선에게 삶의 의미를 보람차게 하는 경정의 의미가 된다.

봄의 한가운데에 포스트 극장에서 오지영 사회의 전영선의 춤 ‘해설이 있는 경기검무’, ‘전영선의 춤: 춤 물들이다’는 스승 김근희의 전통춤 미덕을 되새기면서 춤연기자·안무가로서 자신의 태도를 밝히는 소중한 공연이 되었다. ‘교방입춤’에서 ‘경기검무’에 이르는 전영선의 전통춤 연행은 김근희 안무의 광범위한 영역의 좌표축을 밝히면서 심도 있게 신비롭게 아름답게 레퍼토리를 마무리하였다. 전영선의 춤은 고도의 진실성과 진지함을 소지한 걸작이었다.


장석용(Chang Seok-Yong)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 제공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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