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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연출·출연의 '빨간 피터'…'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변주한 모노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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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창고극장 주최, 극단 ‘함께걷는사람들’ 기획, 서울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참가작, 장두이 각색·연출·출연의 ‘돌아온 「빨간 피터」’가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창고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장두이의 일인극은 관객들과 끝없이 소통하며 원숭이의 실상을 통해 인간 세상의 부조리, 비이성적 행동, 의도적 소외, 집단적 불안과 절망적 좌절 등을 풍자하는 음악극이다. 이 음악극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의 단편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Ein Bericht für eine Akademie)를 각색한 작품이다.

창고극장은 삼일로창고극장의 어두침침한 공연장의 이미지를 털고, 문명의 혜택을 입어 연극 하기 좋은 50석 규모의 공연장이 되어 있다. 이곳에서 공연된 연극 대부분은 실험적이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1975년 10월 연극연출가 방태수가 처음 개발하여 1976년 개관, 운영하다가 1년 후 유석진 정신과 의사의 손으로 넘어갔는데 운영을 연극계 원로 이원경에게 맡겼다. 그 후 이원경은 「빠알간 피터의 고백」(1977.08.~1983)등 1인극으로 상당한 자금을 모았던 명배우 추송웅(1941~1985)에게 극장을 넘겨주고 연극계를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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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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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삼일로창고극장의 공연작들은 공연 뒤에도 아리거나 찡한 뒷담화를 낳는 연극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극장에서 소극장 운동을 벌이던 이원경, 방태수, 추송웅, 서영일, 장희용 같은 연극인들이 뇌리에 스쳐 간다. 연기자 추송웅의 「빠알간 피터의 고백」은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동원했고, 총 15만 관객 동원의 전설적 인기작이 되었다. 폐관과 재개관을 오가던 극장은 서울시 미래유산(2012)이 되었고, 재건축을 거쳐 재개관(2018)했다.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손정우)는 4월 11일부터 이곳에서 ‘2024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추송웅이 화려한 발자취를 남긴 ‘피터’는 다양한 제목의 연극, 여러 연출가, 숱한 연기자가 연기력에 도전하는 작품이 되었다. 그 가운데 연기자 장두이는 제목과 내용을 수정하면서 지금까지 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추송웅이 타계한 지 9년 만에 장두이는 추송웅의 피터를 자신의 우리로 데려와 자신의 피터로 길들였다. 느낌과 감정의 공유에서 유사성이 도출되었으나 완전히 다른 작품이었다. 장두이의 「빨간 피터」의 시원은 가무(歌舞)가 가미된 「춤추는 원숭이 빨간 피터」(2002)로써 대학로 ‘알과핵’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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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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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빨간 피터」의 주제는 동물실험실에서 각종 실험을 당했던 원숭이 피터가 학술원에 보고하는 인간의 가학성이다. 장두이는 1시간 분량을 노래와 춤, 대사로 이어가며 70대의 건강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호흡을 고르며 대사를 소화해 내는 연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올드팝에서 클래식 대중가요를 구사하며, 분노를 웃어넘기며 해설로 처리하는 여유는 삼청교육대 출신의 넋두리 같다. 관객을 향해 쏟아지는 대사는 사실감을 보탠다. 음악과 소박한 무대가 장두이를 명배우 추송웅의 반열에 끌어올리는 데에 일조한다.

장두이의 돌아온 「빨간 피터」는 아프리카 밀림에서 포획되어 인간의 말을 배우고, ‘K-동물패키지쇼단’에서 10년 생활 뒤, 동물학 석사학위와 강연 등으로 인간 세계를 통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 세계를 설파한다. 마침내 피터는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무대에는 실험과 세월을 알리는 원숭이 해골, 운동량과 공간을 확장하는 탁자, 중앙 벽에는 아프리카 정글을 상징하는 동물화가 위치한다. 의자에서 탁자를 오가며 피터는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와 인간들의 비겁함을 힐난한다.

장두이는 1952년 1월 9일, 경기 고양시에 출생했다. 신일고 1회 졸업(1970), 고려대 국어국문과 졸업(1974),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1977)·무용과 졸업(1978),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1년 수료(1977~1978), 뉴욕에서만 뉴욕 New School 뮤지컬학과 수업(1978~1979), 머스 커닝햄 무용학교 수료(1979~1981), 브루클린대학 대학원 연극과 연기전공 석사과정(MFA) 이수(1979~1983), Actor's Studio·Lee Strasberg 학교 연기수업 과정(1982~1983), H.B Acting Studio 연기수업 과정(1983~1984)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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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각색 연출·출연의 '빨간 피터'


장두이는 다양한 학습, 연극·영화 출연, 강의로 분주한 연극 인생 55년을 채워 왔다. 400여 회에 이르는 「빨간피터와 죠커」(2022)로 예열된 「빨간 피터」는 전설에 전설을 더한 공연이었다. 분장과 의상까지도 고려하면서, 섬세한 연기력으로 동물과 인간 사이를 사유하게 한 작품은 삼일로 창고극장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가기에 충분하였으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창고극장의 활력에 한 축이 되는 공연이 되었다. 장두이는 서울예대학교 연기과 교수, 제24회 한국 희곡문학상 대상(2006) 등을 수상한 연극계의 보배이다.

장두이는 이론과 현장에 박식한 연기자이다. 언급되지 않은 많은 사연이 페이지를 차고 나와 있다. 그의 무대는 정갈한 밥상이며, 의미적 동선은 사유적 대사를 창출하기 위한 산책로이다. 그의 모든 능력이 집약된 「빨간 피터」는 창의적이며, 분석적 공간을 제공하며, 세월에서 묻어나는 기교가 촘촘히 쌓여 있다. 일인극 특유의 장점으로 장두이의 「빨간 피터」는 국내외 여러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장두이, 아직 청년 예술가이다. 그가 44세에 요절한 추송웅의 연극 정신을 기리고, 소극장을 사랑하는 한 한국연극은 발전할 것이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 서울연극협회 희곡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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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용 문화전문위원, 서울연극협회 희곡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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