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을 음악을 통해 전달하려는 경우는 미리 계획될 때인 영화의 대본이 쓰이는 단계일 때 가장 유효 적절하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작업 시기는 대부분 영화 제작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영화음악은 청각적 연속성을 유지하여 시각적, 공간적, 시간적 불연속성을 무마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관객의 호응도가 높아야 하며 명확한 종결을 원한다.
영화에서 성취감은 마지막 장면의 필수요건이며 과제이다. 소설도 유사한데, 사건이 해결되어 갈등이 해소되고 확실한 결말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화의 성취적 종결은 첫 장면과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균형적 산물로 볼 수 있다.
비극적 결말과 해피엔딩은 시작과 같은 차원에서 보면 같은 종결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동기가 분명한 기호들로 되어있어서 관객들이 줄거리를 통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도록 유도하며, 고전 영화는 장르와 관계없이 서사가 완결되는 결말을 갖는다.
‘영화’라는 매체가 갖는 잠재력이 여러 방면에서 발견되면서 예민한 제작자들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들 때, 특별한 음악의 제작인 정통 스코어에 집중한다. 대중들의 인지도 있는 곡이나 창작곡을 적절히 배합해서 영화의 색을 표현하려고 한다.
대형 극장들을 중심으로 점차 오케스트라의 영화 반주가 일반화되었고, 음악은 무성영화를 위한 실용적인 이유에서 차츰 직접적이고 독창적인 관계를 형성하였다. 콘서트의 연주 장면에서 음악이 연주될 때, 반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도 연주했다고 한다.
무성영화 초창기에 이야기 공간의 외부에서 첨가된 분위기 음악이 서사의 내부 공간을 활용해서 음악 효과를 창조하려는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산업적 배경을 토대로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 관행은 흥행 위주로 관습과 틀을 정착시켰다.
이런 관습과 틀에 따라 고전 할리우드 영화는 걸출한 서사체를 지니고 있었고, 이를 위해 조명, 편집, 영화음악 등의 개별적인 기술 요소들이 표준화된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전반적 견지에서 음악은 ‘연속성’에 이바지하였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