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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vs 안철수, 국민의힘 당권 경쟁 점화

安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에 정점식 추천한 내막 관심
"통합에 따른 화합 제스처" vs "추천권 취지 왜곡해"
지난 4월1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맡고 있던 안철수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화학적 결합에 성공했지만 두 사람의 갈등은 지금도 여전하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1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맡고 있던 안철수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화학적 결합에 성공했지만 두 사람의 갈등은 지금도 여전하다. 사진=뉴시스
이번엔 최고위원 인선이 문제다. 정치권에서 대표적 앙숙 관계로 불리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다시 맞붙었다. 합당(국민의힘·국민의당) 과정에서 약속한 최고위원 2명 추천권을 두고 안 의원이 같은 당 정점식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김윤 전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하자 이 대표가 재고를 요청한 것이다.
이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천한 명단만 건네주면 무조건 통과시켜야 하는 조직이 아니다. (최고위원이 11명으로 늘어나는) 정수 변경을 포함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안 의원이 추천한 인사안에 의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몫으로 안 의원의 추천을 받은 정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게 될 경우 "취지가 왜곡된다"고 주장했다. 합당 이후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고위원 자리를 추가로 마련한 것인데, 그 목적과 다르게 추천됐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탐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대선 당시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쓸 수 없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김 전 위원장이다. 불쾌한 감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안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고집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안 의원은 이 대표의 재고 요청을 일축했다. "이미 두 달 전에 끝난 얘기"로, 최고위원 추천은 합당 당시 합의된 내용을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도리어 정 의원을 추천한 것은 당 화합의 제스처로 설명했다. "기왕에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것 자체가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정 의원은 '그간 기회를 못 가진 역량 있는 현역 의원'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별다른 인연이 없다. 다만 최근에 몇 차례 소통의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정 의원을 띄우기도 했다.

정 의원의 임명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어느 쪽도 양보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 안팎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차기 당권 경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정 의원을 통해 당내 친윤그룹과 친분을 쌓고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려하자, 이 대표가 견제구를 날렸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검사 임관 동기다. 그를 포함한 친윤 그룹은 정권 출범과 함께 당내 신주류로 부상했다. 그만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로선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룹의 맏형격인 정진석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친윤계와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반면 안 의원은 친윤계와 접촉면을 확대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두 사람의 당권 경쟁에 막이 올랐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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