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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신임사장에 총선낙마 국토부 관료 유력...또 '非전문' 낙하산?

3명 최종 후보 중 김경욱 전 국토부 2차관 유력...재직시 철도경쟁 도입·택시제도 개편 논란중
관직 사퇴 뒤 정계 진출 시도 4월 총선 '고향 세탁 논란'에 낙선, '여당인사 챙기기' 따가운 시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충북 충주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경욱 예비후보가 2020년 1월 21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충북 충주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경욱 예비후보가 2020년 1월 21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 출신' 구본환 전 사장의 불명예 퇴임으로 CEO 공백 상태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후임 수장에 또다시 '국토교통부 전직 관료'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더욱이 후임 사장 유력후보로 점쳐지는 전직 관료 후보가 공항업무 비전문가인데다 관직 퇴임 뒤 올해 4월 총선 정계진출을 노리다 실패한 여당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낙하산 임명이라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9일 기획재정부 공공운영위원회(공운위)는 인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천한 인천공항공사 제9대 사장 후보자 3명의 인사검증을 마쳤다.

인사검증을 거쳐 공운위가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적격 선임후보를 복수로 국토부에 제출하면, 국토부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신임 사장이 최종 임명된다.
공운위가 심사한 후보자 3명 중 1명인 김경욱 전 국토부 2차관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이 이미 인천공항공사 후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8일 퇴직공직자로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요청한 인천공항공사 사장 취업 심사에서 위원회로부터 취업 승인 결정을 받았다.

1966년 충북 충주 출생인 김 전 차관은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토부 철도국장, 건설정책국장, 국토정책관, 새만금개발청 차장, 교통물류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행정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러는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관직 경력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 5월 교통분야를 관장하는 국토부 2차관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12월 2차관직을 끝으로 공직에서 퇴임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철도국장 시절 수서발 KTX(수서고속철도) 면허 발급을 통해 철도경쟁체제 도입에 앞장섰고, 지난해 2차관 시절에는 승차공유서비스 '타다'와 택시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택시제도 개편방안' 마련에 일조했다.

그러나, 철도경쟁체제 도입은 당시 철도노조 등으로부터 기존 철로를 공유하는 철도기관 간 경쟁이란 점에서 변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철도공공성 강화는 현재도 논란 중인 이슈란 점에서 김 전 차관의 업무역량 평가는 유보적이다.

또한, 김 전 차관 시절 추진됐던 '택시제도 개편방안'은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 27만 명의 택시기사 표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제는 김 전 차관이 차관 승진 7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관직 옷을 벗어던지고 4.15 총선 출마를 위해 퇴직한 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총선후보로 공천 받았지만 결과는 낙선한 '여당 인사'라는 점이다.
게다가 정계 진출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민주당 예비후보 시절 '고향 세탁'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5월 국토부 2차관에 임명됐을 당시 언론들이 보도한 김 차관의 경력에서 출신지는 경북 김천이었다. 그러나, 총선 출마를 위해 김 전 차관은 출신지를 원적지인 충북 충주로 바꾸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공천을 두고 경쟁관계에 있던 충주지역 민주당 후보자들은 김 전 차관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김 전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 본적인 경북 김천을 자신의 출신지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자신의 고향은 충북 충주라고 해명했다. 논란을 거쳐 총선 결과에서 김 전 차관은 결국 낙선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달 인천공항공사 신임 사장 1차 공모 때 응모했다. 그러나, 당시 지원자 수가 적어 재공모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인천공항공사는 재공모 기간을 유례없이 늘려 잡았고, 이 과정에서 헤드헌터 등이 개입해 인천공항공사 전임 임원 등을 동원하는 등 인위적인 지원자를 늘렸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공모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낙하산' 낙점설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가운데 당사자인 김 전 차관의 업무 전문성을 제기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김 전 차관이 비록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교통물류 전문가'인 점을 인정하지만, 공항업무 특수성에 맞는 '항공 전문성'에선 결격 사유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는 물론, 구본환 전 사장의 퇴임 빌미가 됐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면세점 입찰, 인천공항 골프장 사업자 선정 등 주요 난제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항공 관련 경력이 없는 김경욱 전 차관이 인천공항공사의 난제들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전하며, "만일 김 전 차관이 후임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인사 챙기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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