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北 주요인사까지 탈북·망명…체제 동요는 물론 균열 가능성 높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며 “최근에는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고, 북한의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으로의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탈북을 간접 언급한 것으로,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정권은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 추가 탈북을 방지하면서 우리 사회에 혼란을 조장하기 위해 사이버 테러를 포함한 각종 테러와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서도 북한은 이 훈련이 한반도 일대에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위협하는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군은 북한이 국면전환을 위해 UFG 연습을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만일 물리적 도발을 일으킬 경우에는 철저하게 응징해야 할 것”이라는 강한 자세를 내비쳤다.

이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인 만큼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훈련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실전 같은 훈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대해서는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도발을 계속해 오기 때문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도 적반하장으로 왜곡하면서 추가 도발의 빌미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이런 북한의 공세에 우리가 휘말려 내부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면 바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올 초부터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이어 무수단, SLBM, 노동, 스커드 등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연이어 발사하며 도발의 강도를 높여왔다”며 “최근에는 사용 후 핵연료를 또 다시 재처리하겠다고 하면서 추가 핵실험까지 공언하는 등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올해 을지연습은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과 5차 핵실험 가능성 시사 등 엄중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민관군의 통합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보다 철저한 안보 대비 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을지연습은 지난 1968년 북한의 청와대 기습 사건 이후 매년 실시되어온 국가비상사태 대처 훈련이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