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성장 흐름·금융안정 상황 변화 종합적 판단"
과도한 가계부채·경제 성장률 저하 등은 부담
과도한 가계부채·경제 성장률 저하 등은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일각에선 한은이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을 조기 종료하고 '깜짝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부채와 우리 경제의 잠재력 대비 성장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갭'이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에서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한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5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0%에서 묶어둘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지난해 말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기준금리는 물가·성장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하의 선결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면서 여부 자체를 따지지 않겠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것으로 물가나 환율, 수도권 집값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 여지는 남아있지만 현재로서는 희망고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물가나 환율, 집값 모두 금리 인하에 우호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의 경우 올해에도 1400원대의 고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내외 기관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12곳의 향후 1년 환율 전망 평균은 1424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400원으로 제시했다.
1400원대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고환율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고환율 상황을 반영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2.1%로 물가 목표치(2%)를 소폭 웃돈다.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에도 올해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올해 서울 집값은 공급량이 반토막 나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정부의 대출규제에도 저금리와 과도한 확장재정으로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집값 상승을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내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한·미 금리차를 줄이는 게 좋지만,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원화 가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집값과 환율 불안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이미 미국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더 내릴 여지가 없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연말로 갈 수록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동결에서 인상으로 가는데 과거 평균 12개월 정도 걸렸는데 갑자기 방향이 바뀌는 건 드문 일"이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성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물가 불안이 커지면 점차 금리 인상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물가 상승 압력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금리 인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자체 모델로 분석한 결과 내년 3분기 인상 확률이 19%로 정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