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값 하락에 담보 회수 어려워
토담대 연체율은 무려 30% 육박
새마을금고 창립 62년 만에 ‘최대 적자’
토담대 연체율은 무려 30% 육박
새마을금고 창립 62년 만에 ‘최대 적자’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 등의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며, 부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10.98%로, 2022년(2.69%) 대비 8.29%포인트 급등했다. 새마을금고(8.37%), 신협(8.36%), 수협(7.82%), 산림조합(7.46%), 농협(4.7%) 등 대부분이 두 자릿수에 근접한 연체율을 기록했다.
특히 PF 초기 단계에서 상호금융이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토담대) 부실이 심화하고 있다. 토담대 연체율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어 6월 말 29.97%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14.42%)보다 15.55%포인트 높은 수치다. 신규 공급이 줄어 대출 잔액은 감소했지만, 연체액이 오히려 늘어나며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상호금융권의 토담대 비중은 무려 51%에 달한다.
부실 우려가 있는 대출 비중을 뜻하는 PF 유의이하비율도 1년 새 19.7%에서 29.0%로 급등했다. 전 금융권에서 부실우려자산이 올해 1분기 2조1000억 원 증가했는데, 이 중 1조6000억 원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저축은행과 달리 중앙회 차원의 부실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없어, 위험자산 정리가 지연된 영향이다.
본PF·브리지론·토지담보대출·채무보증 등을 포함한 금융권 PF 익스포저(위험에 노출된 자금 규모)는 2023년 말 231조 원에서 올해 6월 말 187조 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유의이하자산(잠재부실)은 20조9000억 원에서 20조8000억 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1년간 12조7000억 원이 정리·재구조화됐지만, 신규 부실(12조6000억 원)이 같은 규모로 발생해 효과가 상쇄됐다.
건전성 악화는 실적에도 직격탄이 됐다. 신협·농협·수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74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512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새마을금고는 1조328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1963년 창립 이래 62년 만의 최대 반기 적자를 냈다. 신협(3379억 원 손실), 수협(731억 원), 산림조합(622억 원)도 줄줄이 적자 전환했다.
다만 상호금융권을 제외하면 금융권 PF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업권별 부실 정리 효과에 힘입어, 금융권 전체 PF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4.39%로 전분기보다 0.11%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PF 부실의 총량이 감소세를 멈춘 가운데, 부실의 중심이 상호금융권으로 옮겨가고 있어 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PF 제도 개선안을 확정해 자기자본비율(20%) 강화, 거액신용규제 및 업권별 대출한도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PF 자산의 양적 부담은 완화됐지만, 상호금융 중심의 질적 부실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