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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출 규제’ 서울 집값·가계빚 ‘진화’…주담대 한 달 새 98% 급감

한은 “규제 없었으면 집값 6%·대출 5% 늘어”
5대 은행 주담대 일평균 18억원 증가 그쳐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가계대출 규제’가 서울 아파트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가계대출 규제’가 서울 아파트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가계대출 규제’가 서울 아파트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유의하게 둔화시켰다”며 “성장 제약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6·27 대책이 없었다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6%가량, 주택담보대출은 5% 안팎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규제 도입으로 상승률은 각각 1.6~2.1%포인트, 1.2~1.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또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금리 인하보다 선행될 때 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규제보다 금리 인하가 먼저 이뤄지면 정책 당국의 금융안정 의지가 약하다고 해석돼 집값 상승 기대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별 분석에서는 경기 부진이 20.8%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수급·심리와 금리 인하가 각각 36.2%, 22.3%의 상승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 같은 효과는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3,660억원으로, 8월 말보다 4,67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260억원으로, 8월 일평균(1,266억원) 대비 80% 급감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07조7,043억원으로, 한 달 새 32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 일평균 증가 폭은 18억원으로, 8월(1,194억원)의 65분의 1 수준이다. 신규 주택구입 목적 대출도 하루 평균 2,303억원으로 전월보다 15.5%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3,805억원 늘었다.

다만 대출 수요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은행별 승인 건수를 보면 일부 은행은 이달 들어 오히려 승인액이 늘었고, 영업점에서는 주택 매수를 고민하는 고객 상담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는 줄었지만 신고가 사례가 나오면서 매수 문의는 계속된다”며 “다만 규제 강화로 실제 대출 실행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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