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규제 없었으면 집값 6%·대출 5% 늘어”
5대 은행 주담대 일평균 18억원 증가 그쳐
5대 은행 주담대 일평균 18억원 증가 그쳐

보고서에 따르면 6·27 대책이 없었다면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6%가량, 주택담보대출은 5% 안팎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규제 도입으로 상승률은 각각 1.6~2.1%포인트, 1.2~1.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또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금리 인하보다 선행될 때 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규제보다 금리 인하가 먼저 이뤄지면 정책 당국의 금융안정 의지가 약하다고 해석돼 집값 상승 기대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별 분석에서는 경기 부진이 20.8%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수급·심리와 금리 인하가 각각 36.2%, 22.3%의 상승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 같은 효과는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3,660억원으로, 8월 말보다 4,67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260억원으로, 8월 일평균(1,266억원) 대비 80% 급감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07조7,043억원으로, 한 달 새 32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 일평균 증가 폭은 18억원으로, 8월(1,194억원)의 65분의 1 수준이다. 신규 주택구입 목적 대출도 하루 평균 2,303억원으로 전월보다 15.5%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3,805억원 늘었다.
다만 대출 수요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은행별 승인 건수를 보면 일부 은행은 이달 들어 오히려 승인액이 늘었고, 영업점에서는 주택 매수를 고민하는 고객 상담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는 줄었지만 신고가 사례가 나오면서 매수 문의는 계속된다”며 “다만 규제 강화로 실제 대출 실행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