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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도 카드 없앤다”…스테이블코인發 결제 혁신 본격화

PG·VAN사 거치지 않아 결제시장 ‘위협적’
여신협회, 8개 카드사와 공동 상표권 출원
관광·쇼핑·지역화폐 등 사용처 ‘무궁무진’
카드사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에 서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에 서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관련 상표권 확보에 나서는 한편, 공동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해 빅테크 등에 결제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대응이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 등 보다 간편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 여신업계 따르면 카드사들은 현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공동 대응에 분주하다. 여신금융협회와 신한·KB국민·현대·삼성·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CARD KRW’(가칭)의 공동 상표권 출원을 추진 중이다. 개별 카드사 발행 시 이용자와 결제 인프라가 분산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별 카드사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8건을 가장 먼저 출원했고, 이어 KB국민카드(35건), 우리카드(9건), 롯데카드(36건), 현대카드(51건) 등도 잇따라 출원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여신업계의 적극적인 행보에는 위기감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기존처럼 결제대행사(PG)나 밴(VAN)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가맹점 간 직접 결제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수수료 절감과 정산 속도 향상이 가능해진다.
카드사들은 기존 결제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수단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코인은 신용카드처럼 외상 결제가 아닌 체크카드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카드사 디지털지갑에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기존처럼 신용카드로 코인을 충전하거나, QR코드로 실시간 결제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카드사 입장에선 자체 결제망 구축과 고객 이탈 방지, 소비자 입장에선 빠른 정산과 낮은 수수료, 다양한 포인트 연계 혜택 등이 기대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외국인 관광객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환전소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직접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또 정부의 지역화폐나 복지 바우처 지급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예산 사용처를 실시간으로 추적·관리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K-팝 굿즈나 디지털 포토카드 등 초소액 결제에 활용돼 팬덤 기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과 협력사 간 납품 대금 정산에도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면 송금 수수료와 정산 지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부수업 또는 겸영업으로 포함시켜달라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는 해당 법률이 카드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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