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실적에도 李정부 규제 가능성에 변동성 확대
관치금융 강화 시 수익성 위협… 외국인 이탈 우려
관치금융 강화 시 수익성 위협… 외국인 이탈 우려

관치금융이 심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어 그간 국내 금융권의 밸류업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와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가 금융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위협할 수밖에 없어 주주 이익 극대화와 상충된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고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은행주가 흔들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자 놀이' 지적에 금융당국은 28일 각 금융협회장을 긴급 소집해 기업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정부의 방침대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모험자본 투자에 나설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행보가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켰다.
하나금융지주는 28일 증시에서 전주 대비 8.86%(8200원) 급락한 8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3월 17일(-9.40%) 이후 약 5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iM금융지주(-7.91%), KB금융(-6.99%), 신한지주(-5.62%), JB금융지주(-5.05%), BNK금융지주(-4.94%), 기업은행(-4.28%), 제주은행(-3.58%), 우리금융지주(-3.52%), 카카오뱅크(-0.52%) 등도 일제히 주가가 내렸다.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29일 주요 은행주는 소폭 반등했다. KB금융은 0.72% 오른 11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한지주(+2.38%)와 하나금융지주(+2.02%) 등도 주가가 소폭 올랐다. 우리금융은 전거래일과 주가가 같았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경우 대통령의 '이자 놀이' 발언 이후 소집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위 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100조 원 펀드 참여, 소상공인 지원 확대, 가계대출 억제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서 비우호적 규제 스탠스가 부각됐다"면서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확대하며 KB금융의 경우 올해 총주주환원율이 50%에 달했음에도 규제 리스크에 따른 기대감 소멸로 주가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은 은행권의 부담이다.
5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올라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되면 주주환원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고려할 때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