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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판 '플라자 합의' 공포… 원·달러 환율 10% 이상 급락 가능성

미국 통화절상 압박 경계감에 환율 변동성 확대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00원)보다 5원 내린 1395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00원)보다 5원 내린 1395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적자 해소책으로 관세에 이어 환율을 무기로 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과거 일본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압박이 우리 정부에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의 협상에서 환율 카드를 제시한다면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최소 10% 이상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정부와 외환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미국 양국은 '2+2 통상협의'의 후속 조치로 환율 실무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한·미 재무·통상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한 '2+2 통상협의'에서 관세·비관세, 경제안보, 투자협력, 환율 등을 공식 의제로 결정했다.
특히 환율은 미국 측 요구로 공식 의제에 포함됐는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달러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고,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선 절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환율 문제를 더 공세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980년대 고공 행진하던 일본 경제는 1985년 9월 22일 G5 경제선진국(프랑스·서독·일본·미국·영국) 재무장관이 체결한 플라자 합의를 통해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당시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는 2년간 달러화 대비 65% 이상 절상됐다.

아직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통화 절상 압박은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계감에 환율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 장중 1379.70원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8일 1407.90원으로 올라 1400원대에 재진입했고, 9일에는 1410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후 1400원 안팎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화 절하 압박이 현실화되면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미국이 개별 국가를 만나면서 환율 얘기를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면서 "이런(미국과의 환율 협의) 논의가 된다는 것 자체가 시장의 기대에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화 절하를 요구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10% 이상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가 정부와의 협상에서 환율 카드를 제시한다면 원·달러 환율 낙폭은 최소 10% 이상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면서 "플라자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로 환율이 오르고 내려야 적절한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의례적으로는 양 국가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까지 '점진적인 속도'로 환율 조정을 목표로 하겠으나 실제로는 시장의 기대 조정으로 짧은 시간 안에 그동안의 저평가 폭을 상쇄하는 쏠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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