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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조건부 인수…생보업계 ‘지각변동’

편입승인 기준 미달했지만,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 고려
통합법인 자산 약 51조 원 규모…5위 농협생명 ‘위협’
보험 판매 확대, 운용자산 위탁 등 그룹 내 시너지 시도
우리금융지주가 ABL·동양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이미지 확대보기
우리금융지주가 ABL·동양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등급을 3등급으로 하향조정해 자회사 편입승인 기준에 미달했지만,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측은 이날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 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금융위는 승인 부대조건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2027년 말까지 이행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은 보고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에 더해 주식처분 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우여곡절 끝에 생명보험사 인수 절차를 일단락 지으면서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주춧돌을 놨다는 평가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초부터 수익 창출력 강화를 위해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과제로, 보험사 인수는 핵심 퍼즐 조각으로 여겨져 왔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은행 순이익 비중이 90% 안팎으로 유독 높은 탓에 사업다각화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여러 차례 추진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보험사 인수 승인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5년 동안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받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주 산하 준법 부문을 확대하고, 소비자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선제적인 금융사고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회장 3연임 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필요로 하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 절차를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회장 장기 재임과 관련해 주주의 통제권과 검증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임 회장 첫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말 12.42% 수준이었던 보통주 자본비율(CET1)을 2017년 말까지 13%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재확인했다.
구체적인 보험사 경영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에서 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보험사 운용 자산을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내 시너지를 시도할 예정이다.

보험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업계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7월 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주총회를 각각 소집해 신규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 우리금융에서 보험사 인수 단장을 맡아온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인수 후 초대 동양생명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로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가 하나 더 탄생하면서 생보업계 중상위권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약 34조 원으로 업계 6위 수준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을 통합하면 약 51조원으로 업계 5위 농협생명(53조 원)과 차이가 매우 좁혀진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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