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으로 금융회사들의 자본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의 보수적인 가계대출 기조를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강달라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만큼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저하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14일 '최근 달러 강세가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 등 시중은행 6곳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를 포함한 7곳의 외화자산은 약 286조5000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14.6%로 집계됐다.
경남·부산·광주·전북 등 지방은행 4곳의 외화자산은 약 4조8000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2.0% 수준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환위험 관리를 위해 외화부채를 외화자산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 보다 외화자산 비중이 큰 시중은행은 외화부채가 외화자산을 소폭 상회하기 때문에 환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환평가손실이 시중은행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을 것이라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나신평은 과거 2021년 1월~2022년 9월 약 1년 9개월 기간 중 원·달러 환율은 350원 상승했지만 시중은행의 순외환거래손실은 총 3278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24조6000억원 대비 미미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이 기간 중 외화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24%)은 외화자산(달러 표시 기준) 자체의 증가율(29%)보다도 작았다"면서 "시중은행의 외화 외험가중자산이 전체 위험가중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6% 수준으로 외화 위험가중자산의 변화는 환율 뿐만 아닌 달러 기준 외화자산 규모와 포트폴리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짚었다.
나신평은 "환율 상승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며, 전반적인 여신 포트폴리오의 구성 변화와 자산 증감 여부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최근 은행의 보수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고려하면 중단기적로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만큼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저하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시중은행이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시중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144.3%인 점을 감안할 때, 달러 강세에도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