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현재 2% 수준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해 조만간 1%대로 내려앉고, 2040년부터는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이에 향후 잠재성장률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정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했고, KDI도 2% 안팎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기술 등 한 나라의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했을 때 인플레이션 발생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한은의 잠재성장률 발표는 2021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예컨대 잠재성장률이 2%라면 물가 상승 없이는 2%를 초과해 경제가 성장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한은은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 이르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을 거쳐 최근 2%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또 현재 추세가 개선 없이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은 2025∼2029년 연평균 1.8%로 하락하고 2030∼2034년 1.3%, 2035∼2039년에는 1.1%,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혁신 부족, 자원배분 비효율성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노동·자본 투입 기여도 역시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 중 노동투입 기여도 감소는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 둔화 등 구조적 요인과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근무여건 관련 사회제도적 변화와 성·연령별 고용 비중 변화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노동공급 감소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기준 전망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장기 저성장 구조에 빠지지 않도록 경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 등을 통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향후 구조개혁 노력에 따라 생산성과 출산율이 기준 전망보다 높아질 경우 2040년대 후반 잠재성장률은 상당 수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