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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장기화] 경제 하방 리스크 내년 성장률 잇단 하향… "최악 땐 1% 초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IB들 내년 성장률 전망 1% 중반대 제시
가뜩이나 2년 연속 1% 저성장 예고됐는데 내수 타격 우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내수 회복에 악영향

정성화 기자

기사입력 : 2024-12-10 16:05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음식점 메뉴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음식점 메뉴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 중반대 수준으로 줄줄이 낮췄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할 경우 1%대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투자은행(IB)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대로 줄줄이 낮추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낮춰 잡았다. JP모건은 1.8%에서 1.7%로, 노무라증권도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계엄 사태에도 기존 전망인 1.8%를 유지했다. 다만 '과거 탄핵 정국 때와 달리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하향 조정 가능성을 암시했다. 수출 성장세가 나타났던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달리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 등으로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하면서 가장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지난 10월 말 1.8%에서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치다. 씨티는 정국 불안 속 '준(準)예산' 사태가 현실화되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국 불안 속에 내년도 예산안의 연내 통과가 무산돼 최소한의 정부 기능 유지를 위해 전년도에 준해 편성하는 예산인 준예산이 편성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15%p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8일 보고서를 내고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9월 전망인 2.2%보다 0.5%p 낮춘 1.7%로 제시했다.

탄핵 사태 장기화로 내수가 타격을 받으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내수는 크게 흔들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던 지난 2016년 4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0.2%로, 전체 경제성장률(0.8%)에 크게 못 미쳤다.
이번 사태로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과 내후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와 1.8%로 제시하면서 2년 연속 1%대 저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전망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제시된 것으로 이번 사태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면 한은은 내년 2월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구조적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면서 "장기 저성장에 대비한 기술 개발이나 산업 구조조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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