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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장기화] 정치 불확실성·수출 약세·트럼프 트레이드 3대 악재 ‘공습’

환율 고공행진·국내외 개인투자자 '팔자' 행렬
"최우선 과제는 국내 정치 정비"

이민지 기자

기사입력 : 2024-12-10 16:07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자 국내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143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과 증시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환율 불안으로 국내 경기를 이끌었던 수출 등 성장 모멘텀이 약화한데다 오는 2025년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우울한 연말을 보내는 우리나라가 언제쯤 ‘보텀 아웃’(상승세로 전환)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10일 한국은행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종가는 계엄령 해제 후 1410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 4일 전장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마감한 뒤 5일 1415.1원, 6일 1419.2원, 9일 1437원, 이날 1426.9원에 장을 마치며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증시도 개인투자자의 매도 분위기가 물살을 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기준 개인투자자는 4220억원, 외국인 투자자는 1510억원을 매도했다. 다만 기관은 4595억원을 대거 사들였다.

국내 성장동력은 수출 모멘텀 약세에 정치 불확실성이 겹쳐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환율이 오르는데도 수출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대외적인 여건이 힘들고, 대내적으로 돈이 돌지 않음을 방증한다”며 “기업이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배제하는 요인이 불확실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나아질 동력을 찾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반도체(39.8%), 철강제품(6.8%)을 위주로 97억8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한 달 전인 9월(109억4000만 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석유제품(-34.5%)이나 기계류 및 정밀기기(-4.2%) 등은 큰 낙폭을 기록했다. 환율이 급격히 등락하면서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업계가 높은 구매·부채 비용을 안게 된 탓이다. 방산업체도 비상이 걸렸는데, 국내 혼란으로 키르기스스탄·스웨덴 수장이 방산 관련 방문 일정을 연이어 취소한 것이 주요 방산주 하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이 멀지 않으면서 국내는 이전과 다른 대비 태세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우리나라 내수 회복에 탄력이 붙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가 ‘깜짝 관세’를 부과할 일만 남으면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 동향 자료에서 “높았던 수출 증가세가 점차 조정되고 있고, 트럼프 당선으로 향후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업황 전망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 보고서를 통해 “2025년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일단 탄핵 정국을 갈무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국가 거버넌스가 빨리 정비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며 “향후는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으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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