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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품 필요없어진 中…한은 "과거 같은 중국 특수 없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을 중국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4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을 중국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나라가 중국 중간재 자립도 상승과 '경제구조 리밸런싱(재조정)'으로 중국 특수를 더 이상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이 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등 신성장산업이 급성장해 우리나라와 경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올해 11월까지 19.8%로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4일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인디고북)의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에서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위주의 투자에서 소비와 첨단산업으로 성장동력을 전환하는 '경제구조 리밸런싱(재조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섬유·의류·컴퓨터 등 기존 산업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등 신성장산업은 빠르게 발전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기차·이차전지 등 신성장산업 및 관련 핵심광물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또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은 독일·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자동차 수출은 중국 349만 대, 일본 319만 대, 독일 244만 대 등이다.

다만 이러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전략이 부동산 등 기존 산업을 대체할 정도로 성과를 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축소되고 선진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서 향후 첨단산업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 전략 추진이 부동산 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을 초래함으로써 중국 내에서 성장에 따른 수입유발 효과가 축소되는 모습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수입물량계수(수입물량/실질GDP)가 자급률 상승 등으로 그간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고, 부동산 투자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1년 이후에는 성장과 수입물량 간의 관계가 이전에 비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수입유발 효과가 높은 중국의 투자가 축소되고 기술개발 등으로 중간재 수입도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대중 수출이 과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중 수출액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1140억 달러로 총 수출금액(5751억2000만 달러)의 19.8%로 집계됐다.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이 비중은 지난 2018년 26.8%까지 올랐으나, 2019년 25.1%, 2020년 25.9%, 2021년 25.3%로 유지되다 지난해 22.8%로 떨어진 뒤 올해 10%대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무역 경로를 통해 주변국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주변국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최종 수요가 자국 내 부가가치 유발 비중이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의 경우 그 비중은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향후 중국 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 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할수록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운 환경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향후 중국은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중국 수출품에 대한 기술 수준과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상품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 경제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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