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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돌입에 美금융당국 책임론 부상…우리 당국도 타산지석 삼아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급속 성장·비보험 예금 비중 등 문제점 무시한 경영진과 감독 책임 소홀한 당국이 원인제공

김희일 기자

기사입력 : 2023-03-18 10:25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있는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있는 로고 사진=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사실상 파산 절차 돌입으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SVB가 지난 5년간 급성장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것이다.
18일 연합뉴스가 17일(현지시간)자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최근 금융시장을 뒤흔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없었는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 전문가와 의회, 전직 당국자들은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급속도로 성장한 SVB가 최소 수개월 전부터 위기 조짐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이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더 일찍 개입했어야 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일부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SVB의 회계장부를 세심히 들여다봤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이뤄진 규제 완화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2009∼2017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이사로 활동한 대니얼 터룰로 하버드법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자금 조달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은행은 물론 빠르게 성장한 은행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지 않은 관리당국의 실패다"고 규정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전날 상원 금융위에서 SVB와 시그니처은행 사태 관련 규제당국의 역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 두 은행의 붕괴를 초래한 문제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은행들이 위험을 관리하도록 규제체제를 제대로 갖췄는 지 규제당국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연준은 SVB의 감독과 규제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 5월 1일까지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도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연준의 책임이 큰 상황에서 조사에 나선 모양새는 우습다며 독립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상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키어스틴 시너마(무소속·애리조나)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개별 투자자들도 파악한 SVB의 위기 징후를 연준이 놓쳤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꼬집으며 연준의 해명을 촉구했다.

SVB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인가를 받았다. 연준 시스템에도 속해 있어 캘리포니아주와 연방 당국 양쪽이 감독하는 대상이다. 이는 규제당국이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SVB의 재정 상태를 평가하고 은행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도록 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런 클라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준과 SVB를 관할하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이 SVB의 폭발적인 성장과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예금의 높은 비중, 대출 시도 등 엄청난 위험 신호(red flags)를 미리 포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미 작년 말에 SVB는 최후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여기는 연준 재할인창구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빌린 은행이었다. 이같은 징후속에서도 연준이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회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재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도입해 은행 규제를 강화한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했는데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의회가 2018년 더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는 은행의 자산 규모 기준을 500억달러 이상에서 2500억달러 이상으로 완화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당시 SVB의 경우 자산 규모가 2017년 말 512억달러로, 규제 완화가 없었다면 더 엄격한 감독을 받게 되는 상황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이 SVB에 대한 심사팀을 구성해 이 은행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경고했지만, 너무 늦었다고 보도했다.

SVB는 자산 규모가 2017년 말 510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200억 달러로 4배나 급성장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SVB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레그 베커 SVB CEO가 2018년 SVB 급성장의 직접적 배경이 된 스트레스 테스트 완화법 통과를 위해 로비까지 벌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베커 CEO는 2019년부터 SVB가 폐쇄될 때까지 9명으로 구성된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이사회 멤버였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지역 은행 감시 기관으로 SVB도 그 대상이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월부터 SVB에 리스크 대응 최고위험책임자(CRO)가 없었다는 점도 꼬집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지난해 초 SVB 경영의 문제점을 발견해 경고하고 지난해 말에는 붕괴의 원인이 된 금리 리스크 대응 방안 개선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경고는 SVB 경영진은 관심이 없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강조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금융 당국 역시 이번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VB급속 성장·비보험 예금 비중 등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경영진이나 당국이 이를 무시한 결과, 파산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얻게 됐다”며 “과거IMF때나 미국발금융위기, 이번SVB 사태등을 볼 때 반드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위기 징후들이 있는 만큼 이를 당국에서 사전에 간파하고 대비하는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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