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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국내는 좁다…CU, 미국 진출 공식화

4번째 해외 진출국 미국 하와이로 낙점
높은 소비력 등 K편의점의 시장성 높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했다. 사진=BGF리테일이미지 확대보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했다. 사진=BGF리테일
2025년, CU가 미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편의점 발상지인 미국을 추가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다.
국내 유통 시장은 최근 소비 침체의 여파로 위축되고 있다. 고군분투하던 편의점도 결국 뒷걸음쳤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하며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역성장했다.

점포수 증가율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3사의 점포수 성장률은 전년 대비 기준 2020년 5.7%, 2021년 5.8%, 2022년 8.7%로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023년 4.6%, 2024년 1.3%로 주춤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도 벗어날 수 없었다. CU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65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7% 줄었다.
CU 관계자는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과 계속되는 소비침체, 비우호적 이슈(강추위, 항공기 사고, 산불), 영업일수 감소 등이 변수로 작용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며 “매출액 증가폭 대비 비용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CU가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CU는 2018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해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총 680점의 글로벌 점포를 운영 중이다. 몽골 2025년, 말레이시아 2028년, 카자흐스탄 2029년까지 각국 5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힘을 쏟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행을 발표했다. 27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WKF)’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C)을 체결했다. MFC는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CU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편의점 산업의 시초 국가로 역진출한다는 건 큰 의미”라며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탄생했다. 1989년 국내에 편의점이 처음 등장한 이후 36년 만에 아시아를 넘어 ‘K편의점의 세계화’를 실현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하와이 진출을 통해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와이는 연중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에 연간 1000만명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2023년 기준 최대 방문 국적이 미국(7.5백만), 일본(57만), 캐나다(41만)에 이어 한국(16만)으로 나타나며 우리 국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관광지로 코로나19 이후 최근 빠르게 1000만 관광객 수를 회복했다.

하와이 관광객들의 하루 평균 소비액은 약 32만 원 수준으로 이중 외식비가 약 40%를 차지한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합리적 가격의 편의점 상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며 높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하와이의 전체 인구 중 아시아계의 비중이 높아 한국 문화에 친숙하고 선호도가 높은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하와이에서 아시아계와 혼혈 인구의 비중을 합한 수치는 미국 본토 대비 6배 이상 높다. 최근 미국 내 10대 학생과 2~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식 붐이 일어나는 등 전방위로 한국 문화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에 CU는 지난 30여년 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K편의점의 사업 역량으로 한국 편의점 특유의 강점을 살려 빠르게 현지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전세계 최신 유통 트렌드를 접목하고 현지화 요소를 적극 활용한 점포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목적을 반영한 최적의 점포 레이아웃은 물론, 셀프 체크아웃 존 등 리테일 테크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하와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K푸드 킬러 아이템들도 적극 발굴한다. 간편식, 즉석조리 등 다양한 K-먹거리와 현지화 메뉴들을 개발하고 특색 있는 차별화 상품들을 준비 중이다. 하와이의 대표 메뉴인 포케, 로코모코 등도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콜라보 제품으로 내놓는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에서 건강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밥과 한국 관광 필수 코스인 즉석 라면 조리기도 도입한다.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NB 제품과 CU의 메가 히트 상품들도 함께 선보여 현지인의 입맛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번 MFC 체결은 양사의 강한 의지와 신뢰에 기반해 결실을 맺었다. 로버트 WKF 대표는 한국 기업과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 기반해 BGF리테일에 먼저 동업을 제안하며 K편의점 사업에 높은 열의를 보여왔다. 실제로 로버트 대표와 실무진들은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해 CU만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편의점 운영 시스템을 경험하며 사업 의지를 다졌다.

BGF리테일은 그동안 기존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4번째 해외 진출국을 선정하기 위해 수십여 국가에 대해 시장 조사를 펼쳐왔으며 작년부터 미국 하와이의 유통 시장을 조사하며 WKF와 진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양사는 약 1년간 사업 환경 및 규제 사항, 현지 유통 환경 및 물류망 구조, 점포 포맷 구축 및 물건 실사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는 등 하와이 내 편의점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했다. 이번 MFC 체결을 시작으로 양사는 올해 10월 중 하와이 CU 1호점을 개점하고 다양한 상권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이번 하와이 MFC 체결을 통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유통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편의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가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CU만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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