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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커피값 또 오르나…‘선 넘은’ 수입원두 가격 탓?

업계, 급격한 환율 변화·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불가피 호소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해 20만1924톤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해 20만1924톤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인에게 커피는 당연한 일상이 됐다. 길거리에서 커피숍을 찾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들 손에 들린 커피도 자연스럽다. 이런 탓에 커피 원두 수입량은 줄곧 증가했다. 가격 역시 이젠 '선을 넘었다'며 애호가들이 울상 짓게 만든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해 20만1924톤을 기록했다. 2018년 15만8385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20만5064톤까지 늘었다. 2023년에는 19만2623톤으로 소폭 줄었지만, 이번에 다시 규모가 커졌다.
세계와 견줘도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손꼽힌다. 지난 달 31일 현재 스타벅스 글로벌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 국내 매장 수는 2009개로 집계됐다. 2023년 말 대비 6.1%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미국(1만7049개), 중국(7685개)에 이은 전 세계 매장 수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스타벅스보다 국내에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한 곳이 메가MGC커피이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 수는 3469개다. 지난해 5월 3000호점을 돌파한 메가커피는 약 8개월 만에 469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한국인의 사랑에도 천정부지 오르는 커피 가격을 멈출 수는 없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24일부터 톨(355㎖) 사이즈 커피 음료의 가격을 인상했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기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200원 올랐다. 아메리카노를 포함해 카페 라떼와 카라멜 마끼아또, 화이트 초콜릿 모카 등 21종 음료의 톨 사이즈 가격이 200원씩 상승했다. ‘오늘의 커피’는 톨 사이즈가 300원,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는 100원 각각 가격이 올랐다.
앞서 하루 전인 23일에는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이 제품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카페라떼는 200원 올라 5900원, 룽고는 400원 오른 5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커피 가격 인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커피 제품 가격을 올렸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커피빈은 지난해 12월 카페 모카, 더블 초콜릿 등 초콜릿 파우더가 포함된 음료 메뉴를 200원씩 올렸다.

물론 이유는 있다. 업계에서는 커피값은 올리는 이유로 수입 원두 가격 상승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지속적인 제반비용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노력해왔으나 지속적인 환율 및 원가 상승의 여파로 인해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폴바셋 역시 △원두 가격의 상승 △급격한 환율 변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커피 가격 상승의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재고 부족과 생산량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국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이 파운드당 3.6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장중 한때 파운드당 3.6945달러까지 뛰었다. 올해 들어서만 15%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커피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공급 부족 우려 탓이다. 전 세계 아라비카 원두의 절반가량을 브라질이 생산하지만 지난해 심각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올해 수확량도 예년보다 4.4%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정세도 주목해야 할 듯하다. 최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보복 관세 대응을 예고했다. 브라질 매체 G1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브라질리아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만약 그(트럼프)가 브라질 제품에 세금을 매긴다면, 상호주의가 적용될 것”이라며 “해결책은 간단하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석유, 커피, 철강을 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천연가스와 항공기 엔진을 비롯한 기계 부품류를 수입하고 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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