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파업·법정 투쟁 끝 성사...55년 만에 한국 이어 세계 두 번째 노조
인도 타밀나두주 칸치푸람 지역에서 삼성전자 인도 법인 설립 이후 첫 노동조합이 공식 등록됐다.
피플스 디스패치는 1월 27일 삼성인도노동조합(SIWU)이 첸나이 공장에서 노조 설립 승인을 축하하는 집회를 개최했다고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 무투쿠마르 SIWU 위원장은 "전체 직원 1850명 가운데 1350명이 조합에 가입했으며, 앞으로 400명 이상이 추가로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7년 인도에 진출해 두 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첸나이 인근 칸치푸람 공장은 TV·냉장고·세탁기를, 델리 인근 노이다 공장은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SIWU는 인도 최대 노동조합 연맹 중 하나인 인도노동조합총연맹(CITU)에 가입했다. S. 칸난 CITU 지도부는 "SIWU 등록은 각종 탄압과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맞선 노동자 계급의 끈질긴 투쟁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 결성된 SIWU는 9월 9일부터 37일간 무기한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노조 인정과 함께 근로조건 개선,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파업 기간 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며, 노동자들은 경찰 진압과 체포, 각종 법적 고소·고발에 직면했다고 피플스 디스패치는 전했다.
드라비다문네트라카자흐당(DMK)이 이끄는 주 정부는 회사 측이 제기한 소송을 이유로 노조 등록을 법정 기한인 45일을 넘겨 지연했다. 삼성전자는 노조 명칭이 회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마드라스 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노조의 손을 들어주고 정부에 6주 안에 노조를 등록하라고 명령했다.
P. 샨무감 인도공산당(마르크스주의) 타밀나두 지부 서기는 "SIWU 등록은 투쟁이 실패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밝혔다.
E. 무투쿠마르 SIWU 위원장은 인도 시사주간지 프런트라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노동법과 헌법을 준수하도록 DMK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IWU는 전 세계 삼성전자 사업장 중 두 번째 노조다. 첫 번째는 2021년 한국에서 설립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NSEU)이다. 55년 넘게 이어온 '무노조 경영' 정책이 인도에서도 막을 내렸다.
정부 중재로 10월 16일 파업이 종료됐으며, 회사 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SIWU는 1926년 제정된 인도 노동조합법에 따라 법원이 정한 마감일에 공식 등록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