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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강력한 리프팅 효과로 제3세대 마스크팩으로 ‘주목’

오베론코스메틱, 천연거미줄추출물 개발…화장품시장 새로운 가능성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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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호연 기자] 할리우드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웅 가운데 ‘스파이더맨’은 특이한 존재다. 그의 무기는 외계인을 능가하는 슈퍼파워도 아니고,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한 첨단 무기도 아닌 가느다란 ‘거미줄’이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줄 하나만으로 뉴욕의 빌딩 숲을 날아다니며, 흉악한 강도와 악당을 잡는 정의의 사도로 활약한다. 거미줄이 대체 얼마나 튼튼하길래 이러한 일이 가능한 걸까?
거미줄은 일견 연약해 보이지만 보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숨기고 있다. 거미줄은 강철보다 5배나 강도가 강하며, 고무줄보다 1천 배나 신축력이 뛰어나다. 거미줄의 주성분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 결합력이 강력한 글라이신(글리신)의 비율이 40%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미줄의 특성을 이용해 과학자들은 신소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유전공학자 크레이그 벤터는 비단 실샘으로 하여금 피브로인이라는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한 후, 누에고치의 단백질 실 가닥을 뽑아냈다. 대략 20가지의 거미줄 비단섬유를 만들어 본 뒤 가장 우수한 품질을 골라 ‘몬스터 비단(Monster Silk™)’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밖에도 거미줄 섬유는 가볍고 질긴 성질을 이용해 탄환이 통과하지 못하는 방탄복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거미줄에 대해 놀라긴 아직 이르다. 천연 거미줄 추출물을 통해 ‘꿀피부’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에 거미줄을 바른다니, 얼핏 아이러니하지만 거미줄은 인체를 구성하는 20여 종의 아미노산 중 대부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거미줄에는 독성이 있어 화장품으로 활용하기에는 상용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독일에서는 동물의 병원성 대장균(Esherichia coli) 유전자를 조작, 단백질을 만들어냈지만, 최근 국내 화장품기업인 ㈜오베론코스메틱이 천연거미줄추출물을 개발하며 거미줄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오베론코스메틱이 개발한 천연거미줄 추출물이 인공 거미줄이 아닌 ‘천연’ 거미줄에서 추출한 물질이라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거미줄의 큰 단점이었던 독성을 없애기 위해 야생독거미가 아니라 집유령거미만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오베론코스메틱은 거미줄에서 나온 아미노산을 분석한 결과 인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과 15종이 같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거미줄에 있는 아미노산 중 세린이 세포재생과 상처치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SCI(Science Citation Index / 국제학술지)인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C에 논문에도 등재되어 있다.

이와 함께, 인체의 아미노산과 가장 비슷한 물질인 천연 거미줄추출물로 콜라겐을 생성해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천연 거미줄추출물의 효과는 이미 ICID(국제화장품원료집)에 ‘SpiderWeb Extract’ (Application No. 3-03-2015-3428)로 등재되었으며, 또한 국내에서 ‘거미줄추출물을 함유하는 피부리프팅 및 노화방지용 화장료 조성물 (특허 제10-1565542호)’로 특허청에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오베론코스메틱이 천연 거미줄추출물을 이용한 마스크팩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거미줄의 놀라운 가능성은 섬유기술을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제 피부노화를 늦추는 데까지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천연 거미줄추출물이 피부미용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호연 기자 after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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