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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을 불러 온 서정 화원(畵源)

중견작가들의 ‘라이프 스타일’展
시월을 여는 날 수요일 늦은 여섯시, 인사동 갤러리 ‘엠’,그림판에서 중후한 멋을 지닌 화객(畵客)들의 그림 잔치가 있었다. 일주일간 지속되는 전시회가 시작되고, 소감을 말한 뒤, 각자 준비해온 식음(食飮)을 나누는 가족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상에서 보는 낯익은 풍경들의 클래식한 품격은 반향을 불러왔다. 작가들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으로 참여 작가들의 면면과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하정민作‘한여름날의추억’
▲하정민作‘한여름날의추억’
하정민은 홍익대 미대 및 미술대학원 졸업, 미국 LBU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제1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 2008년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을 수상,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심사위원장, 개인전 64회 경력을 지닌 노력과 천부적 재능으로 뜨거운 인생의 한 여름날의 추억을 진설한다.

시절을 넘어, 화사와 명예의 터널을 지나 그리움, 존중, 보호의 대상이 되어버린 가족들이 하늘의 별보다 땅위의 꽃보다소중해진 것이다. 작가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마음에 새기며 그 이미지를 원색의 화판에 가져온다. , , 여름, 벌레 소리가 들린다. 화가는 양()의 동서(東西), 우열(優劣)을 구분하지 않는다. 웃음을 최우선으로 놓는다.

▲정혜연作‘자연,Nature,14-02’
▲정혜연作‘자연,Nature,14-02’
정혜연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을 여덟 번 개최했다. 2010년 미술세계사장장 수상, 2013년 이노베이션 기업 브랜드 대상 수상, 현재 와우이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은 대상위치의 전이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상상의 소유자임을 드러내며 자연을 대상으로 모자이크 혹은 타일형태로 형상들의 면을 채운다.
선명한 색상, 채도와 명도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며 화면의 독특한 공간적 질서와 개성을 만들어낸다. 과감한 구도, 대담하게 단순화한 형태로 자연을 묘사해낸다. 화사한 원색 톤은 장식성이 강하다. 소소한 자연이 어우러진 화면은 강렬한 시각적 주목을 끌면서 현란한 화려함으로 압도하기보다 오히려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다양한 심리적 인상들을 전한다.

▲정미희作‘용기’
▲정미희作‘용기’


정미희는 국제앙드레말로협회 글로벌 유망작가상 및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와이어아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용기는 자연을 통한 용기이며, 낭만파의 두툼한 과실의 육즙을 탈취한 기상을 소지하고 있다. 끝없는 해바라기 밭에서 길을 잃지 않으며, 기병대에 맞서는 인디언, 이윽고 찬란하게 타오르는 태양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용기란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그렇게 틀을 깨고 나오는 용기는 도전과 변화의 시작이며 삶의 주체로 그녀를 일으키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진정한 용기는 자신을 향한 것보다 누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헤세의 알을 깨고 나오며, 원형으로 살아온 날에 대한 미안함은 직선에 대한 미련과 애정을 고백하면서 마무리된다. 희망은 은근한 하늘빛이다.
▲임혜영作‘마을을놓다’
▲임혜영作‘마을을놓다’


환상적인 색을 옷깃에 날리며 여유로움으로 다가오는 임혜영은 홍익대 미술대 졸업, 개인전 30회 및 국내외 아트페어에 53회나 참가한 베테랑이다. 신미술대전 심사위원, 경향미술대전 운영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와 광진미술협회 서양화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향아트페스티벌 동상을 받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익힌 이후 그녀의 마음은 풍요로워 졌다.

그녀의 작품 속에 꽃과 여인은 환상적인 색감으로 뒤덮여 있다. 작가적 구상, 화려하고도 고상한 옷감의 무늬들, 알 수없는 밀알의 튕김이 가슴 속 깊이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고 싶은 여인은 영원한 사랑의 소리와 삶의 행복을 깊숙이 닿게 한다. 분주한 붓의 터치엔 혼 자욱이 묻어 있고 맑은 여인의 향기가 오묘한 색으로 장식된다.

▲이소의作‘모란꽃과나비의찬가’
▲이소의作‘모란꽃과나비의찬가’

동양화가 이소의는 홍대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포틀랜드주립대학와 포틀랜드 PNCA 예술대학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개인전 20회 및 제1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수상한 그녀는 문화관광 CBMC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품된 대표작의 주인공은 모란꽃과 나비이다. 그 형상은 그녀 심상의 꽃과 나비이다.

작가의 화충도(花蝶圖)는 일반적 개념의 건강, 행복,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부귀영화의 상징 모란꽃, 남녀 화합의 상징 나비를 주인공으로 삼고, 인간사의 즐거움, 부부의 화목, 자손의 번창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함축하고 있다. 이 작품은 더불어 사는 세상에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 ‘사랑(Love)’을 듬뿍 담고 있다.

▲이남희作‘소리의숲’
▲이남희作‘소리의숲’
이남희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졸업, 8회의 개인전, 서울미술협회 이사, 광진미술협협회 사무국장이다. 그녀의 작품을 대하면 자연의 소리가 들려온다. 작가는 풀, , 나무 등 자연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화폭에 승화시킨 정감을 물감으로 풀어간다. 작가는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 그들이 내 곁에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자연의 냄새를 맡는다.

그녀의 그림 속엔 선율이 있다. 녹색을 주조로 한 그림은 노래를 불러오고 동심을 공유한다. 꽃이 춤을 추고, 풀벌레도 따라 춤춘다. 그녀의 영원한 스승, 자연은 그녀에게 자신도 가족임을 밝힌다. 깨달음과 은근한 미소를 주는 가족과 같이 보이는 길가에 늘어선 풀잎들은 희망과 사랑이다. 따스한 어머니의 품 속 같은 자연은 지금도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박주경作‘욕망…….한나절에꾸는꿈’
▲박주경作‘욕망…….한나절에꾸는꿈’
박주경은 작년 프랑스 앙데팡당전 국제앙드레말로협회 대상 수상, 신미술대전과 한·중 청소년 미술공모전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 대한민국 공무원미술협회 부회장이다. 개인전 14회 경력의 작가는 인간들, 여성의 욕망을 주제로 삼고, 상징들은 수많은 여성의 일상을 세로면 사이사이 실루엣으로 표현된다. 욕망에 사로잡힌 아름다운 여성들도 일상 속 우리 얼굴이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성이 등이 깊게 패인 관능적 원피스를 입고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명품 백을 들고 모두가 자신을 선망하고 쳐다 볼 거라는 생각에서 당당하게 거리로 나선다. 또 다른 강적, 자기보다 더 번쩍거리는 은빛의 명품백과 빛나는 하이힐을 보는 순간 초라해진 여자는 황급히 백을 든 손을 등 뒤로 감추고 넋을 잃고 쳐다본다. 여자에게는 자신보다 더 아름답고 더 빛나는 존재의 등장에 긴장한다. 아무리 치장하고 꾸며도 절대 채워지지 않는 여자의 욕망, 다리만 보이는 여자 또한 시선을 빼앗긴 채 자기보다 더 큰 존재의 등장에 긴장한다.

▲김인숙作‘자연으로부터’
▲김인숙作‘자연으로부터’
김인숙은 홍대 미술대학원 졸업, 9회 개인전과 대한민국 전람회 대상 및 기독교미술대전 은상, 서울인사아트페어 서양화 최우상 등을 수상했다. 산길에서 우연히 눈길을 사로잡는 꽃,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끌림, 생경한 한 송이의 말갛게 비치는 순수에 대한 헌사, 청명(淸明)한 날 볼을 스치는 미풍의 감촉처럼 묘한 여운으로 아른거린다.

마음속 의미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에너지원인 들꽃, 자연은 벗이다. 작가가 창밖 산을 쳐다보면 숲속에 있는 것처럼 명상의 맑은 물줄기가 흐르고, 붓놀림에서 그림과 자신이 일체의 심상에 몰입되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래서 그녀의 화실은 그녀만의 공간이며 자신의 생()을 채워주는 거룩한 사유의 공간이다. 이 세상에서 그녀도 자연의 소중한 일부이다.

▲김명희作‘나비’
▲김명희作‘나비’
김명희는 뉴욕시립대 졸업, 2013 평창비엔날레 지구 하모니알펜시아콘서트홀 초대작가, 2014 홍콩아시아아트 컨템포러리 메인작가이다. 나비의 분홍색을 남색 ‘Indigo’ 바탕 화면 중앙에 배치, 파란색 위의 나비와 봄을 여는 꽃을 연상시켜 풍요, 지혜, 환희를 가슴에 안고 이제 막 세상을 향하려는, 은둔의 시간을 지나 그 인고의 삶을 겪는다.

우주를 거스르지 않는 자유, 그 자체를 숨 쉬며 그 작은 몸짓에 숨어있는 생명력으로 날개 짓하며 비상하고 있다. 나비는 애벌레에서 누에고치라는 삶의 여정을 겪는다. 변태를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애벌레 단계에서 알 수 없는 4차원의 세계인 나비는 우주를 아우르는 코스모스이다. 나비는 상징적 존재에 있는 야곱과 같다.

▲강연호作‘내삶의한순간’
▲강연호作‘내삶의한순간’
강연호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졸업 및 개인전 10, 대한민국 통일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서초미협이사로 활동중이다. 그녀의 작품 내 삶의 한 순간,A moment in my life”은 평면위에 펼치는 기하학적 추상으로 작가의 마음속에 내재된 사랑과 꿈을 표현해 내고 있다. 과감하게 상징화된 남녀관계와 유대감을 통해 현실을 들추어낸다.

그녀는 자신의 생의 여정에서 인생의 여러 순간들마다 문득 다가와 느껴지는 절대적 사랑, 늘 그녀와 함께하는 가족들의 소중함, 이웃들과 나누는 크고 작은 고마움과 배려가 그녀의 그림 속에 응축되어 나타난다. 그녀는 삶의 한 순간을 포착하여 형상화한 이번 시리즈 작 '내 삶의 한 순간, A moment in my life'는 그녀 삶의 발자취이며 사랑의 결실이다.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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