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품(CPU·DRAM·SSD) 원가 비중 68% 육박… 中 외 생산 비중 2027년 20% 미만 축소 전망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 20% 급감 직격탄… '지정학 리스크 완화'보다 '제조 효율성' 우선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 20% 급감 직격탄… '지정학 리스크 완화'보다 '제조 효율성' 우선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경기 둔화와 PC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원가 절감과 공급망 완결성이 뛰어난 중국 본토 생산거점으로 다시 무게추를 옮기는 이른바 '금융 현실주의'가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10월 1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외 지역의 글로벌 노트북 생산 비중이 2025년 약 24%에서 올해 21%로 하락한 데 이어, 오는 2027년에는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 회피보다 '원가 생존'… 중국 외 생산 비중 20% 밑으로 후퇴
지난 수년간 델(Dell), HP, 애플(Apple)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미·중 무역 갈등과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동남아로 생산 거점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왔다.
델은 2024년까지 중국산 반도체 채택을 중단하고 2025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애플 역시 아이패드와 맥북 일부 라인을 베트남 등으로 분산 배치했다.
그러나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제조사들의 셈법이 완전히 달라졌다.
트렌드포스는 "무역 장벽과 관세 압력이 지금보다 극단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글로벌 제조사들의 우선순위는 정책적 위험 최소화에서 생산 원가 절감, 공급망 완성도, 운영 효율성 확보로 급격히 회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PU·DRAM·SSD가 원가의 68%… 출하량 급감 속 '비용 전가' 한계
트렌드포스 분석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주류 900달러대 노트북 1대에 들어가는 부품 원가(BOM) 중 중앙처리장치(CPU), D램(DRA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3대 핵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8%에 달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 판매가에 그대로 전가할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PC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어 제조사들의 마진 압박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27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감했다.
지테시 우브라니(Jitesh Ubrani) IDC 연구책임자는 "올해 상반기 메모리 가격 인상에 앞서 제조사들이 재고를 대거 비축하면서 연초 재고가 쏟아졌고, 그 결과 3분기에는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 여력이 거의 고갈됐다"며 "고물가와 거시경제 불안 속에 PC 시장 전망은 회복되기 전에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레노버 1위 수성 속 HP·델 고전… 완성도 높은 中 공급망 재조명
극심한 출하량 한파 속에서도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 순위는 기존 체제를 유지했다.
IDC 집계에 따르면 중국 레노버(Lenovo)는 3분기 출하량이 22.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23.8%로 1위를 지켰다.
이어 HP가 16.5%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으나 출하량이 30.9% 폭락했고, 델은 출하량이 25% 줄어들며 3위에 머물렀다.
원가 부담과 수요 절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글로벌 PC 업계가 인프라와 부품 생태계가 완벽히 구축된 중국 클러스터의 효율성을 외면하지 못하면서, 수년간 진행돼 온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공급망 다각화 전략이 중대한 수정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