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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확산 한국 경제 회복세에 걸림돌 우려

중국 관광객 급감 땐 여행·관광·유통 중심 서비스업 타격
2015년 메르스 충격으로 2분기 성장률 0.4%에 그치기도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0-01-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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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23일 중국 우한에서 경찰들이 폐쇄된 기차역 앞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연초부터 한국 경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4%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경기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소비와 투자 회복 등에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의 돌출로 소비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할 수 있다. 이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온 소매판매를 비롯해 여행·관광·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방한하는 유커 규모도 줄면서 '유커 경제효과'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제한하고 있다.

아직 국내 확진자는 3명이지만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소비·여가 활동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한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은 컸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1%포인트(연간 성장률 0.25%포인트) 내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한국의 2003년 2분기, 특히 5월의 수출 증가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됐던 것을 모두 사스의 파급에 의한 것이라 가정하고 추정한 값이다.

신종플루가 확산한 2009년 한국 경제는 그해 4분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

당시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빠른 확산을 전제로 신종플루가 연간 성장률을 0.1~0.3%포인트 떨어뜨리는 영향이 있을 거라 추정했고, 실제 2009년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신종플루 발생 당시인 2009년 3분기에는 한국 여행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9%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신종플루가 비교적 빨리 잡히면서 2009년 10~11월을 바닥으로 비교적 빠르게 각종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국내에서만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 때는 외국인 국내 방문자 규모가 2015년 5월 133만명에서 6월 75만명으로 급감했다. 메르스 충격이 가해진 2015년 2분기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우한 폐렴 관련 보고서에서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의 시각을 살핀 결과 "대체로 사스와 비교해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춘제(春節·중국의 설), 변종 발생 가능성 등이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고 전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질병 확산 시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전염이 제한적일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주요 기관들이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정부는 설 연휴 직전인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지 모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설 연휴 직후인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연휴 중 시장 상황 변화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