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영국 정부가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등 라이브 행사 티켓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770만원 티켓 논란”…팬 반발에 정부 움직여
FT에 따르면 노동당 정부는 오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조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티켓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되파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이다. 영국 정부는 아울러 티켓 재판매 플랫폼들이 부과하는 서비스 수수료에도 상한선을 설정해 총액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를 차단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재결합 공연을 연 영국 출신 유명 록밴드 오아시스의 티켓 가격이 폭등한 일을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입장권의 일부가 원래 가격보다 훨씬 높은 4000파운드(약 770만 원)에 중개 사이트에 올라와 팬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영국 정부는 또 대량으로 티켓을 사들여 되파는 이른바 ‘산업형 암표상’의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최초 판매 시 구매 한도를 초과해 사들인 티켓의 재판매도 함께 금지할 계획이다.
◇ 티켓 중개 시장 대혼란…기업 주가도 급락
이번 조치는 세계 주요 티켓 재판매 플랫폼인 스텁허브와 바이아고고 등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두 업체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티켓 중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텁허브 측은 성명을 내고 “공식 거래 사이트에 가격 상한을 도입하면 암시장이 활성화돼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과 업계 관계자들도 “공식 재판매 경로가 위축되면 소비자 보호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아티스트들도 “티켓 장사 멈춰야”…연 2000억 원 피해
FT에 따르면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통신업체 버진미디어가 주도하는 캠페인에 따르면 티켓 중개 사이트를 통한 웃돈 거래로 인해 영국 소비자들이 연간 부담하는 피해액은 약 1억450만 파운드(약 2008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듀아 리파, 모과이 등 유명 아티스트들은 최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티켓을 되파는 중개 사이트들이 팬들에게 과도하고 악의적인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영국 정부는 당초 최초 판매가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이를 뛰어넘어 모든 웃돈 재판매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방침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서트뿐 아니라 스포츠, 연극, 코미디 공연 등 모든 라이브 행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