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퀀텀의 이 같은 성과는 1911년 초전도 현상이 처음 발견된 이후 100여 년 만에 이룬 쾌거로 에너지 손실 없는 미래를 향한 거대한 도약을 의미한다.
테라 퀀텀은 독일과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양자 기술 기업이다. 양자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양자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양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전도체는 특정 조건에서 전기 저항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로, MRI 기계와 같은 첨단 기술에 활용되고 있으며, 미래 양자 컴퓨팅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기존 초전도체는 자기장에 대한 반응에 따라 I형과 II형으로 분류되었다. I형 초전도체는 특정 세기 이상의 자기장에 노출되면 초전도성을 잃는 반면, II형 초전도체는 자기장이 물질 내부로 침투하여 소용돌이를 형성하지만, 여전히 초전도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테라 퀀텀 연구진은 이러한 기존 분류를 뛰어넘는 III형 초전도체를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과 구조를 규명하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B(Physical Review B)'에 게재돼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III형 초전도체', 에너지 손실 없는 혁신의 열쇠
III형 초전도체는 기존 초전도체와 달리 "상부 임계 자기장" 이상의 강력한 자기장에서도 초전도성을 유지하는 놀라운 특징을 보인다. 즉, III형 초전도체는 외부 자기장에 의해 소용돌이가 형성되어도 초전도성을 잃지 않으며, 에너지 손실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
테라 퀀텀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발레리 비노쿠르(Valerii Vinokur)는 "III형 초전도체는 독특한 소용돌이 거동을 보이며, 모든 차원에서 초전도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초전도체와 차별화된다"며 "이는 초전도 기술의 실질적인 활용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기존 초전도체, 특히 II형 초전도체는 소용돌이의 움직임으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값비싼 추가 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III형 초전도체는 소용돌이가 움직여도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기존 초전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III형 초전도체', 양자 컴퓨팅을 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
III형 초전도체의 발견은 양자 컴퓨팅 분야에도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터이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며,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III형 초전도체는 높은 자기장에서도 안정적인 초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양자 컴퓨터의 성능 향상 및 안정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III형 초전도체를 활용하면 양자 컴퓨터의 크기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낮출 수 있어, 양자 컴퓨팅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 퀀텀의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쿠스 플리치(Markus Pflitsch)는 "이번 연구는 지난 세기의 위대한 과학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이루어낸 쾌거"라며 "III형 초전도체를 활용하여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