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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10달러까지 폭등…글로벌 오일쇼크 공포 엄습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박 무차별 공격·수출 30% 급감…화물선 침몰 충격
후티 반군 사우디 아람코·공항 미사일 폭격…우크라, 러 정유소 타격 맞불
트럼프 '에너지 휴전' 무산 속 美 재고 급감…디젤 70% 폭등에 물가 비상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사진=로이터
중동과 동유럽의 지정학적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선을 위협하는 등 폭등세를 기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와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습,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타격 재개 예고가 겹치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각)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 거래일 대비 3.7% 오른 10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3.5% 상승한 배럴당 101.41달러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WTI가 10% 이상, 브렌트유가 약 5%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중동 해상 요충지의 봉쇄 위기다. 이란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으며, 지난 11일 이후 유조선과 화물선 등 최소 9척의 선박이 피격을 당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란의 공격으로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GFS 프라이드호'가 침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번 주 발생한 선박 공격으로 선원 3명이 다치고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수송 차질 여파는 물동량 지표에서 즉각 확인됐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크플러(Kpler)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일일 원유 수출량은 940만 배럴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이란 분쟁 발발 이전 평균치 대비 약 7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도발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군 당국은 홍해 상공에서 주요 석유 수출 터미널인 얀부(Yanbu)로 향하던 미사일을 포함해 복수의 미사일과 드론 3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은 앞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다흐란 행정 건물을 타격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리야드 국제공항을 기습해 1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치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냈다.

동유럽 전선에서도 악재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 구상은 크렘린궁의 기반 시설 공격 지속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보복 타격을 전면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미국 내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 차질이 겹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허리케인 이사야스로 인해 멕시코만 연안 원유 생산이 중단되면서 지난 9일 마감 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800만 배럴 이상 급감했다. 공급 쇼크가 누적되면서 정제유 가격도 폭등해 미국 내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6.3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치솟아 인플레이션 우려를 한층 키웠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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