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2.7%·브렌트 2% 넘게 내려…얀부 원유 수출 재개 준비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멈췄던 핵심 원유 수송로인 동서 송유관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7% 하락해 배럴당 93.16달러(약 12만6980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2% 넘게 떨어져 배럴당 98달러(약 13만3500원)선으로 내려앉았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의 주요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내는 핵심 우회로다.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어 중동 분쟁으로 해협 운항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동서 송유관 재가동과 홍해 연안 원유 수출 재개를 준비하면서 국제유가가 2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22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명을 인용해 송유관이 저속으로 이미 재가동됐으며 얀부항 원유 선적도 이르면 이날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WTI 2.7% 하락…브렌트도 98달러선
WTI는 이날 2.7% 떨어진 배럴당 93.16달러(약 12만6980원)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2% 넘게 하락해 장중 배럴당 98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FT 보도 당시에는 배럴당 98.40달러(약 13만4120원)에 거래돼 이번 주 들어 하락폭이 5%를 넘어섰다.
앞서 동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된 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09달러(약 14만8570원)까지 치솟았다.
송유관 재가동에 더해 이번 주 미국, 이란, 중국 간 외교 접촉이 중동 분쟁 완화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1200㎞ 우회로…호르무즈 대신 홍해로 수송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주요 유전에서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약 1200㎞를 연결한다.
이란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에 차질이 빚어진 뒤 사우디가 원유 수출을 유지하는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위축된 이후 동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약 400만배럴,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에 해당하는 물량을 얀부로 보내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드론 공격 이후 송유관 가동이 멈추면서 얀부항 원유 선적도 중단됐다.
FT는 송유관의 공식 수송능력이 하루 약 700만배럴이라고 전했다.
실제 재가동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준 고 애널리스트는 “송유관 수송량이 전체 능력의 25% 수준만 회복될 경우 해당 물량이 사우디 서부 정유시설에서 소비돼 추가 원유 수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송능력의 40%까지 회복될 경우 국제시장에 하루 약 100만배럴의 추가 원유가 공급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얀부 선적 재개 준비…완전 복구엔 시간
로이터는 송유관이 현재 낮은 수준의 수송량으로 가동 중이며 아람코가 하루 약 400만배럴 수준까지 수송량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 보안 관계자는 완전한 가동 정상화까지 수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얀부항에서는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한 척의 선적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정유사들도 사우디 동서 송유관의 정상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얀부에서 출발하는 사우디 원유 가운데 상당량은 유럽으로 향한다. 송유관 중단 이후 유럽 일부 정유사들은 이미 배정됐던 10월 인도 물량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는 “동서 송유관 중단 이후 사우디 원유 수출의 지리적 흐름이 불과 2주 만에 크게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송유관 가동이 멈춘 뒤 원유를 다시 페르시아만 쪽으로 돌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수출을 유지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사우디 걸프 연안 주아이마항의 원유 선적량은 8월 수준과 비교해 5배로 늘었고 지난 20일에는 항구의 모든 선석이 사용됐다.
동서 송유관이 정상화되면 사우디는 다시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고 홍해를 통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송유관의 완전한 복구 규모와 시점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여부는 실제 원유 수송량 회복 속도에 달릴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