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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년물 국채 금리 5.04%…2007년 이후 최고

유가·연준 인상 전망에 글로벌 채권 매도…투자자 최대 위험도 ‘금리 급등’
미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04%까지 치솟으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리면서 미국을 넘어 일본과 영국 등 글로벌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깊어지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전날보다 최대 0.08%포인트 오른 5.04%를 기록한 뒤 5.01%로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핵심 지표다. 14일에는 이란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충격으로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 유가 상승에 연준 인상 확률 90% 넘어


FT에 따르면 채권 매도세를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와 물가 불안으로 꼽혔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15일 0.8% 오른 배럴당 106.47달러(약 14만5000원)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물가가 중앙은행 목표치를 계속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16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는 낮은 차입비용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애버딘 인베스트먼츠의 맷 에이미스 투자책임자는 최근 채권 매도세를 “가차 없다”고 표현하며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유지했던 포지션을 포기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채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이지만 유가 상승세가 멈추기 전에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막대한 정부부채도 장기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미국의 정부부채는 40조달러(약 5경4516조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워싱턴의 재정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입증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제니 쩡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며 시장이 워시 의장이 최근 발언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은 증시에도 부담을 줬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0.2% 하락했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선물도 각각 0.1% 내렸다.

◇ 일본 10년물도 30년 만에 최고…‘채권금리 급등’ 최대 위험 부상


채권 매도는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5일 3.04%까지 올라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25%로 올릴 가능성을 약 80%로 보고 있다. 현실화하면 일본의 기준금리는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선임 채권전략가는 “시장이 9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갈수록 확신하면서 최종금리 전망도 높이고 있다”며 “이것이 일본 국채금리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최대 0.06%포인트 오른 5.44%를 기록한 뒤 5.39%로 내려왔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17일 예정된 결정에서 장기국채 매각을 통한 양적긴축 규모를 더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의 장기 차입비용이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가운데 선진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까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정부부채 이자비용은 이미 연간 2조달러(약 2726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도 바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은 ‘무질서한 채권금리 상승’을 가장 큰 시장 위험으로 지목했다. 종전 최대 위험으로 꼽히던 ‘AI 거품’을 제쳤다.

‘미국 국채 매도’는 ‘글로벌 반도체 매수’에 이어 시장에서 두 번째로 붐비는 거래로 꼽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주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10년물과 30년물 금리 상승세는 이어졌다.

FT는 글로벌 국채금리가 여러 해 또는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각국 정부의 부채 상환비용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미치는 압박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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