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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송유관 며칠 더 멈추면 세계 원유 4% 차질 우려

얀부항 수출재고 5~7일치…복구 최대 5~6주 전망도
하루 400만배럴 우회하던 핵심 통로…재고 소진 전 재가동 관건
지난 10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헤자즈 지역 메디나 남쪽 동서 송유관 일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헤자즈 지역 메디나 남쪽 동서 송유관 일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앞으로 며칠 안에 재가동되지 않을 경우 세계 원유 공급의 최대 4%에 해당하는 물량이 추가로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이 멈춘 가운데 홍해 연안 얀부항에 남은 원유재고로 현재 수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5~7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에서는 송유관 피해 복구에 최대 5~6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 적어도 부분적인 원유 수송을 재개할 수 있을지가 세계 석유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원유 구매자와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동서 송유관이 수일 내 재가동되지 않으면 사우디의 수출용 원유재고가 소진되면서 세계 원유 공급의 최대 4%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얀부 재고 5~7일…복구 전망은 엇갈려


사우디는 지난 11일 드론 공격 이후 대규모 동서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

리야드 당국은 피해 정도나 송유관이 얼마나 오랫동안 가동을 멈출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소식통들의 전망도 엇갈렸다.

한 소식통은 피해 복구에 최대 5~6주가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소식통은 그보다 빨리 복구할 수 있으며 수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일부 원유 수송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그때까지 수출을 유지할 재고다.

사우디 수출 상황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 3명에 따르면 현재 얀부항의 재고로 기존 원유 수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5~7일 정도다.

사우디는 이집트 홍해 연안 아인수크나항과 지중해 연안 시디케리르항에도 고객에게 며칠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얀부의 저장능력은 약 3500만배럴이다. 아인수크나와 시디케리르는 각각 약 1800만배럴, 2000만배럴을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저장시설은 현재 가득 차 있지 않으며 동서 송유관이 재가동되지 않으면 비축분도 결국 고갈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 하루 400만배럴 우회…세계 공급의 약 4%


동서 송유관은 지난 6개월 동안 전시 상황으로 사실상 기능이 크게 약화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사우디 원유를 수출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했다.

사우디는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이 송유관을 이용해 하루 약 400만배럴의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우회시켰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한다.

따라서 송유관 중단이 수일 이상 이어지고 얀부 등의 재고마저 소진될 경우 하루 최대 400만배럴의 공급이 추가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로이터가 전한 업계의 우려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공급이 더 줄어들 경우 이미 심각한 세계 원유 공급 부족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로이터는 “현재의 공급난이 세계 연료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했으며 미국 국채금리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밀어 올렸다”고 전했다.

◇ 사우디 공급 이미 30여년 만의 최저


사우디 원유 공급은 송유관 피격 이전부터 크게 감소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의 8월 원유 공급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수송 감소로 3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보고한 생산량도 전쟁 전인 지난 2월 하루 1090만배럴에서 8월 620만배럴로 줄었다.

중동은 전쟁 전 하루 약 220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은 하루 600만~900만배럴 수준까지 감소했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공급량이 하루 570만배럴, 약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우회하던 하루 약 400만배럴마저 장기간 시장에 나오지 못할 경우 세계 석유 공급난은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 홍해에서도 수송 위협 커져


사우디의 원유 수출을 둘러싼 위험은 송유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우디 원유 수송을 위협해온 예멘 후티 반군은 11일 홍해 입구의 한 섬을 장악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된 통항에 더해 홍해 쪽 수송 위험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세계 원유 공급의 최대 4% 추가 차질 여부는 얀부항 등의 비축분이 소진되기 전 동서 송유관이 얼마나 빨리 재가동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송유관이 수일 안에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원유 수송을 재개하면 대규모 수출 감소를 피할 수 있지만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하루 약 400만배럴 규모의 공급이 실제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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